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전략은 더욱 복잡해졌다.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대체투자와 기업금융 등 고수익 자산 투자가 늘었지만, 부동산 PF 부실과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 등 잠재 위험 요인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이 같은 위험이 자산 건전성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가중부실자산비율 현황을 점검하고, 자산운용 전략과 잠재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한화생명이 올해 들어 가중부실자산비율을 0.2%대로 낮추며 건전성 지표를 개선했다. 가중부실자산 규모가 감소한 데 더해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을 재정비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업계 평균을 웃도는 가중부실자산비율과 높은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유가증권(FVPL) 비중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자산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손익 변동성까지 관리해야 하는 만큼 자산운용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한화생명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26%를 기록했다.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첫해인 2023년 0.17%였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2024년 0.27%, 2025년 0.34%로 상승했지만 이를 정점으로 올해 1분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이란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유가증권과 대출채권 등의 가중부실자산을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분류 대상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가중부실자산은 각 건전성 등급별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가중부실자산 규모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 말 가중부실자산은 2662억원으로 전년 동기(2802억원) 대비 5.0% 줄었다.
특히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3561억원이었던 가중부실자산은 올해 1분기 말 2662억원으로 3개월 만에 2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중부실자산비율도 0.34%에서 0.26%로 0.08%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업계에선 이 같은 개선세가 부실자산 감소뿐 아니라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정비 영향도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과거 대한생명 시절부터 남아 있던 일부 미수금 등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왔는데, 올해부터 현행 감독규정과 내부 기준에 맞춰 자산 분류 체계를 재정비했다.
다만 가중부실자산비율이 업계 평균을 웃도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총계 기준 생명보험사 10곳(삼성·교보·한화·신한·농협·동양·KB라이프·미래에셋·메트라이프·흥국)의 평균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19%로 집계됐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기준 0.26%로 여전히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산 규모 확대도 건전성 관리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화생명의 자산총계는 2023년 114조7931억원, 2024년 122조1350억원, 2025년 125조776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잠재 부실자산 관리와 위험 통제의 중요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동종업계 대비 높은 FVPL 비중도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 말 한화생명의 FVPL 비중은 20.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 10곳 평균 FVPL 비중(12.1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FVPL은 투자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용 수단이다. FVPL 자산의 평가이익이 늘어날수록 투자손익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FVPL 비중이 높을수록 시장금리와 자산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높은 FVPL 비중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산운용 리스크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실제 한화생명의 투자손익은 최근 수년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투자이익은 2419억원으로 전년 동기(445억원) 대비 444% 증가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 904억원에서 2024년 3907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5년 868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결국 한화생명은 가중부실자산비율을 낮추며 건전성 지표를 개선했지만, 업계 평균을 웃도는 가중부실자산 수준과 높은 FVPL 비중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향후 자산 규모 확대 과정에서도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투자손익 변동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가중부실자산비율에는 과거 한화그룹 인수 이전 발생한 추정손실이 반영돼 있으며, 이를 제외하면 업계 평균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FVPL 비중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단계에 있어 향후 투자손익 변동성 역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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