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협동·휴머노이드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가 금융감독원의 두 차례 정정 요구를 거쳐 1200억원대 유상증자를 확정했다.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포항 신공장 건설과 휴머노이드 사업 확대에 투입될 예정으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성장 동력 확보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뉴로메카는 지난 18일 증권발행조건확정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주당 3만8350원으로 확정했다. 총 319만6465주를 발행해 약 1226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구주주 청약은 7월 27~28일, 일반공모 청약은 7월 30~31일이며 납입기일은 8월 4일이다.
뉴로메카는 당초 4월 24일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 주식수 298만2109주에 주당 예정가액 5만300원을 적용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두 차례 정정 요구를 거치면서 발행조건이 조정됐고, 발행가액 하락 등의 영향으로 최종 조달 규모는 당초 계획 대비 약 18% 감소한 1226억원으로 축소됐다. 전체 청약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약 1주일 지연됐다.
시장에서는 정정 과정에서 투자위험 관련 공시가 대폭 보강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뉴로메카는 2026년 1분기 기준 부채비율 101%, 유동비율 90%를 기록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5억원 수준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두 차례의 정정 끝에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했고 이번 정정신고서에는 투자위험 항목이 대폭 보강됐다. 특히 납입 전까지 분기 순손실이 지속될 경우 누적 결손금이 확대되고 실제 재무지표가 시뮬레이션 결과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차입금 만기 연장 불가 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추가됐다.
조달 자금의 사용처는 시설자금 760억원, 운영자금 366억원, 채무상환자금 100억원이다. 우선순위상 100억원은 납입 즉시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해당 차입금은 유증 절차 진행 기간 중 운전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연 7.7% 금리로 조달한 자금이다. 사실상 유상증자 완료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브리지(Bridge) 성격의 차입으로 해석된다.
760억원 규모의 시설자금은 경북 포항 영일만3 일반산업단지 내 신공장 건립에 집중 투입된다. 2026년 3분기 착공, 2028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자금은 건축공사 420억원, 생산설비 180억원, 유틸리티 구축 110억원, 설계·인허가 비용 50억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부지는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매입해 총 2만5820㎡를 확보한 상태다.
신공장은 단순 제조 거점이 아닌 피지컬 AI(Physical AI) 기반 통합 생산 인프라로 설계됐다.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를 동시에 생산하고 생산 과정에서 축적되는 공정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구조다. 인근 포항지역에 포스코(POSCO)·에코프로·HD현대중공업 등 자동화 수요처와 포스텍(POSTECH) 등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초기 수주 기반도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동 이후에는 자체 양산과 OEM·ODM 위탁생산을 병행해 가동률을 조기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366억원의 운영자금은 원재료 매입 210억원, 신규 인력 인건비 85억원, 신공장 초기 운영비 70억원 등으로 나뉜다. 원재료는 로봇 부품 조달 리드타임이 평균 2~4개월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용도다.
시장에서는 뉴로메카의 이번 대규모 투자가 협동로봇 중심 사업에서 휴머노이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신공장 준공까지 약 2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양산 체제 구축 여부는 향후 수주 확대와 생산능력 확보, 공장 가동률 등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훈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자본 조달은 단순한 공장 확대가 아니다"라며 "뉴로메카가 포항 피지컬 AI 로봇 자동화 허브의 앵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극복하며 원가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 투자"라고 밝혔다.
이어 "뉴로메카는 이미 기술 검증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2026년 상반기 국내 최초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KCs 인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산업 현장에서의 본격적인 활용과 판매를 통해 의미 있는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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