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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561억 회수한 메리츠…2000억 추가대출엔 난색
김규희 기자
2026-07-03 13:00:00
법원 "회생계획안 인가 위해 2000억 필요"…반반 부담하자는 MBK, 추가대출 어렵다는 메리츠
이 기사는 2026-07-03 10:55:0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DB)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에 앞서 2000억원의 긴급 자금조달 조건을 두고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양측이 타협을 하지 않은 채 제출한 수정회생계획안을 이날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말에 제출받은 수정회생계획안을 심사해 청산 혹은 회생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계획안 심사는 회생절차 인가 결정을 앞뒀던 홈플러스가 향후 계속기업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재무 능력이 있는 지 검증하는 절차다.


당초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DIP(긴급운영자금) 법원이 제시한 필요자금 대출 2000억원을 서로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물러서지 않는 대립을 펼쳐왔다.


당초 대주주였지만 경영권 지분을 포기한 MBK는 회사와 법원이 요청한 필요자금 2000억원 가운데 절반인 1000억원을 연대보증 방식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채권자인 메리츠는 정확히 이 보증 금액만 대출을 실행하겠다고 버텨온 상황이다. 추가 대출을 떠안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이유다.


메리츠는 자신들의 에스크로 계좌에 MBK가 보증하겠다고 한 금액인 1000억원을 예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1000억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다. 메리츠는 대신에 홈플러스 측에 후순위 담보권을 설정해 자체 조달하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다른 대출 기관의 반대로 실행이 불가능한 대안이라 대출 거부를 위한 명분 정도로 해석된다.


MBK는 펀드 운용사이지만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 이후 현재까지 2200억원의 자금을 직간접 지원했다. 김병주 회장 역시 소상공인 거래처 채무 변제를 위해 400억원을 현금 증여했다. 김 회장과 경영진은 기존 6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채무에 연대보증을 제공했으며 최근 제출된 회생계획안에서는 기존에 제공했던 10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마저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메리츠는 1000억원 지원도 주주와 후순위 채권자들의 반대와 법적 분쟁 가능성을 감수하며 내놓은 것이라는 반박을 내놓았다.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 성공을 확신한다면 2000억원 전액을 보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리츠는 MBK가 약 5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며 홈플러스가 포함된 3호 펀드에서만 약 1조20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지적했다. 포브스 기준 14조원의 자산가인 김 회장이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1000억원 보증조차 거부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MBK는 매각되지 않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미실현 평가가치를 현금 수익처럼 계산해 재무 여력을 왜곡한 것이라며 인수 이후 현재까지 수취한 실질 운용보수는 100억원 미만이라고 재반박했다.

양측은 홈플러스의 청산 가치와 회생 가치를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에 1조5600억원의 1순위 신탁담보권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신탁 방식은 법원의 경매 절차를 따르지 않고 채권자가 사적으로 부동산을 매각하여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 대출 계약상 약정 이자율을 적용하는데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을 한 2025년 3월 4일 이후부터는 법정 최고인 연 20%의 연체이자를 부과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노동조합 측은 회생신청 후 드러난 메리츠의 행태를 비판한다. 운영자금이 부족해 전기요금 등 공과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직원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메리츠는 법정 최고이율인 20%를 적용한 연체이자를 부과했다는 것이다. 거래처에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납품이 끊겨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고리 연체이자가 철저히 부과됐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리츠는 2024년 5월 리파이낸싱을 통해 1조3000억원을 대출해준 이후 지금까지 원금과 이자로 이미 2561억원을 수취했다. 만약 홈플러스가 청산 선고를 받으면 메리츠는 경매를 통해 담보신탁 매장 64곳을 처분해 대출원금과 연체이자를 합한 1조5600억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대출 실행 후 불과 2년 6개월 만에 원금의 40%에 달하는 5000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메리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체 수취액 2561억원의 절반 이상인 1384억원은 기존에 예정된 3개 점포 매각에 따른 단순 원금 상환액이라 수익으로 볼 수 없다”며 “현재까지 연평균 실질 이자율은 2.76%, 수수료율은 1.70%로 극히 저조한 수준이며, 이마저도 홈플러스의 회생신청 이후 일체의 이자를 수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담보처분 가치를 메리츠가 전부 수취할 수 없는 구조인 데다 실제 회수 가능 채권액은 청산 절차가 마무리가 돼야 확정되기에 현재 단계에서 회수 규모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와 MBK가 기한 내에 메리츠와 이견을 좁히고 법원에 자금 증빙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 이 회생 인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금 조달 실패가 회생절차 폐지로 이어질 수 있어 이 변곡점은 생존과 파산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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