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인공지능(AI)의 승부는 기술이 아니라 회사(조직)에서 난다."
김인수 SK텔레콤 AI보드(AI Board) PL은 19일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개최된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전환(AX) 스터디 간담회에서 회사의 전략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생성형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진정한 경쟁력은 어떤 모델이나 서비스를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조직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느냐에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SK텔레콤이 AI 에이전트에 사번을 부여하고 'AI 동료' 개념을 도입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김 PL은 "좋은 AI 도구를 도입한다고 해서 회사가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며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AI를 활용해 자신의 업무 문제를 해결할 때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많이 써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AI로 무엇을 해결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관점은 SK텔레콤이 최근 발표한 'AX 혁신 2.0'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SK텔레콤은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닌 새로운 업무 주체로 정의하고 AI 에이전트에 사번과 소속, 역할을 부여해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업 중심의 AX 실행 체계도 운영 중이다. 구성원들이 AI 활용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개발·교육·현장 적용까지 연계하는 전사 플랫폼 'AXMS(AX Management System)'가 대표적이다. 이는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성공 사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전사 자산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계다.
김 PL은 SK텔레콤이 지향하는 'AI 네이티브 컴퍼니'에 대해서도 "AI를 많이 사용하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회사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 'AX 리더십'을 제시했다.
AX 리더십은 AI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AI에게 일을 맡기고 성과를 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김 PL은 "AI를 신입사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며 "업무를 세분화해 지시하고 어디까지 위임할지 결정하며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문제 정의력 ▲위임 판단력 ▲결과 검증력 등 세 가지 요소로 설명했다. 업무를 잘게 나눠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적절한 수준까지 업무를 위임한 뒤 결과물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AX 리더십은 실제 업무 도구로도 구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닷 비즈 코워크(A.Biz Cowork)'를 사내에 적용했다.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 방식을 AI에 학습시키면 AI가 실행 계획 수립부터 코드 작성, 검증까지 수행하는 방식이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AI를 업무 수행의 주체로 활용하려는 SK텔레콤의 AX 전략이 반영됐다.
SK텔레콤은 이러한 변화가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조직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EBB AX CLUB은 구성원들이 아침 시간에 모여 AI로 업무 과제를 해결하고 활용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AX 랩은 구성원들이 AI 활용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찾아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김 PL은 "구성원들이 AI 활용 과정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AX 랩은 이런 병목 구간을 찾아 해결하고 다음 단계의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AX 샌드박스를 통해 작은 조직 단위에서 AI 기반 업무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적된 성공 사례와 노하우는 AXMS 내 라이브러리로 공유해 전사 확산에 활용한다. 김 PL은 "AI 네이티브 컴퍼니가 어떤 모습인지 작은 조직에서 먼저 증명한 뒤 이를 회사 전체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PL은 "AI 도입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위임할지를 학습하는 속도"라며 "AI의 승부는 결국 기술이 아니라 회사(조직)에서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를 잘 쓰는 개인들이 모인 회사가 아니라 AI에게 일을 맡기고 함께 성과를 내는 조직이 SK텔레콤이 지향하는 AI 네이티브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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