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LS일렉트릭이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전력 부문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전기차 캐즘 장기화 여파로 자동화 부문은 적자 전환했고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EV릴레이 사업도 수주 확대에 비해 실적 우상향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전력 슈퍼사이클이 회사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사업부별 온도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S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전력 부문 이익은 1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북미 매출도 6506억원으로 86.8% 증가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력 사업은 사실상 ‘슈퍼사이클’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기간을 넓혀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전력 부문의 3년(2023년~2025년)간 매출만 봐도 ▲3조6612억원 ▲4조676억원 ▲5조234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자동화 사업이다. 해당 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 212억원, 2024년 80억원으로 감소했다. 2025년 100억원으로 반등하긴 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불과 수년 만에 수익성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자동화 사업은 PLC, 인버터 및 자동화시스템 등 산업 자동화를 위한 기기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포함한다.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제조업 전반을 고객으로 두고 있어 최근 제조업 투자 위축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LS일렉트릭은 분기보고서에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로 완성차 및 이차전지 관련 전방산업의 신규 공장 증설(CAPEX)이 지연 또는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EV릴레이 사업에서도 캐즘 여파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조1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5% 증가했지만 매출은 653억원에 그쳤다. 수주잔고 대비 매출 전환율은 2023년 8.7%, 2024년 7.2%에서 지난해 5.7%로 낮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1조1647억원, 매출은 183억원이다. 수주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 매출 증가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일정 조정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V릴레이 수주잔고의 경우 향후 완성차 업체 생산 계획과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도 남아 있다. LS일렉트릭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수주금액과 수량이 거래상대방의 생산계획 및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결국 당분간 LS일렉트릭의 실적 방향성은 북미 전력 사업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전력 투자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지만 자동화 사업의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전력 부문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자동화 사업은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판관비 부담은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LS이모빌리티솔루션 수주잔고도 완성차 업체 생산계획 등에 영향받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변동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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