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3년차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본 건전성을 통한 체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자본은 규제 대응을 넘어 수익성과 성장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50%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자본의 '양'뿐 아니라 '질'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자본구조를 유형별로 나눠 건전성 지표 이면의 구조와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악사손해보험(AXA손해보험)의 경과조치 전·후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금융당국 규제 마지노선에 근접하면서 자본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 둔화로 기본자본이 약해진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 차감 요인까지 확대되면서 자본의 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악사손보의 경과조치 전 기본자본비율은 57.0%로 전년 120.4% 대비 63.4%포인트(p) 하락했다. 기본자본은 1526억원으로 1년 전 2892억원보다 47% 감소했다.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비율 역시 1년 새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금융당국 권고치(50%)에 근접했다. 올해 1분기 말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비율은 64.4%로 전년 140.5% 대비 76.1%포인트 떨어졌다.
악사손보는 각각 가용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과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에 제도 시행 전 기발행자본증권 가용자본 인정범위 확대(TFI)와 신규 보험위험 점진적 인식(TIR)을 선택적 경과조치로 적용하고 있다. 경과조치 전·후 기본자본 규모는 동일한 것으로 추산된다.
킥스비율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말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155.4%로 전년 동기(217.5%) 대비 62.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도 253.7%에서 175.6%로 78.1%포인트 떨어졌다.
건전성 악화의 출발점은 기본자본 축소다. 기본자본의 핵심 구성 항목인 이익잉여금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말 이익잉여금은 558억원으로 전년 동기(933억원) 대비 40% 줄었다. 이익잉여금은 보험영업을 통해 창출한 순이익이 누적돼 형성되는 만큼 본업 수익성 둔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영 실적도 악화됐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5억원으로 전년 동기(82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이익도 59억원에서 33억원으로 44% 줄며 이익잉여금 축적 여력을 떨어뜨렸다.
금리 상승은 기본자본을 추가로 압박했다. 가장 먼저 기타포괄손익누계액(OCI)이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 1분기 말 OCI는 마이너스(-) 5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09억원 흑자였던 것과 대비된다. OCI는 이익잉여금을 비롯해 보통주·보통주 이외의 자본증권·비지배지분·조정준비금과 함께 기본자본의 밑바탕을 이루는 요소로 꼽힌다.
같은 기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FVOCI)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OCI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말 FVOCI 채권 평가손실은 2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투자자산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TPL) 금융자산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FVOCI) 금융자산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FVOCI 평가손익은 OCI를 통해 기본자본에 반영되는데, 금리 상승기에는 기존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OCI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조정준비금 감소도 기본자본을 약화시켰다. 올해 1분기 말 조정준비금은 689억원으로 전년 동기(1121억원) 대비 39% 감소했다. 조정준비금은 킥스 재무제표와 일반 감독회계 간 평가 차이를 조정하는 항목으로 기본자본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다.
금리 상승은 또 다른 경로로도 기본자본을 압박했다.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이 확대된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은 2294억원으로 전년 동기(1979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 증가의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 말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은 2268억원으로 전년 동기(1955억원) 대비 16% 늘었다.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은 금리 상승기에 시가평가되는 보험부채와 원가 기준으로 산정되는 해약환급금 간 격차가 확대될수록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본업의 수익성 둔화도 기본자본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6%로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되는 80%대에 근접했다.
반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했다.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기본자본을 축적할 이익 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악사손보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장기보험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초기에는 신계약 증가에 따라 요구자본이 함께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요구자본은 2677억원으로 전년 2401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요구자본은 기본자본비율과 킥스비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만큼 증가할수록 건전성 지표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결국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수익성 둔화로 기본자본이 약화된 상황에서 장기보험 확대에 따른 요구자본 증가 부담까지 동시에 떠안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단기간 내 자본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회복해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축적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악사손보 관계자는 "당사의 자본비율은 최근 금리 및 금융시장 변동에 더해 업계 내 건강보험 경쟁 심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IT 투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하락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장기손해보험 비중을 수입보험료의 40% 이상으로 확대해 사업 안정성을 제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