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우진산전이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라는 성과를 냈지만, 매출채권을 조기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처분 손실 비용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진산전은 전기버스(EV) 할부채권 할인 등으로 유동성을 조기 확보하고 있지만, 관련 손실이 1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진산전은 지난해 매출채권(유동)이 2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공급한 뒤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의 '외상 매출금'을 의미하는 회계 계정이다. 철도업은 수주산업 특성상 제작기간이 길고 대금 회수 주기가 청구 방식에 따라 길다는 점이 특징이다. 잔금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채권이 증가하고, 선급금 투입이 늘어나는 만큼 운전자본 부담을 키운다. 다만 매출처가 정부나 공영기관인 만큼 채권 부실화 위험이 낮다.
◆ 늘어나는 장기채권, 커지는 할인손실…장부상 부작용
문제는 우진산전의 매출채권 증가와 사업부별 대금 회수 구조가 장부상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우진산전의 지난해 장기매출채권은 186억원에서 265억원으로 42.5%불어났다. 1년 이하 단기 매출채권 증가세와 달리 장기 매출채권이 급증한 주된 배경에는 전기버스 등을 장기 할부로 판매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우진산전 측은 “전기버스 구매자의 납입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4년~10년 장기할부판매를 제공 중이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캐피탈사 등을 통한 할부금융을 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매출채권 증가를 단순한 외형 성장의 과실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해당 채권에 설정된 현재가치할인차금(명목금액-현재가치)이 2024년 11억원에서 2025년 43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장기 할부채권이 증가하면서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적용해 미래 현금유입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차감되는 금액도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외형상 채권 규모는 확대됐지만, 회계상 인식되는 채권가치는 명목금액보다 낮게 측정되는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매출채권처분손실의 증가 속도다. 우진산전의 매출채권처분손실은 2024년 28억원에서 2025년 85억원으로 200% 가까이 급증했다. 액면 상 큰 금액은 아니지만,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2.1%(5449억→5565억원), 매출채권 증가율은 4.2%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우진산전의 채권 할인 비용이 매출 성장에 맞춰 자연스럽게 늘어났다기보다, 조기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 철도·EV 엇갈린 조달 전략…모기업 자금 지원 여력 ‘물음표’
철도부문의 미청구채권 규모가 큰 점은 회사 전체 운전자본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되는 모습이다. 다만 매출채권처분손실 자체는 철도사업보다 전기버스 사업부의 수요자금융 구조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진산전 철도부문은 총 매출채권 2158억원 중 발주처에 대금 청구를 하지 못한 미청구분이 74.8% 수준인 1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역시 매출채권(2041억원) 중 미청구분(156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6.6%였다. 철도 본업에서 대규모 현금이 묶여 있는 데다, 100%모기업인 우진의 가용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1억1841만원 수준에 불과해 계열 지원 여력도 제한적이다.
우진산전은 EV사업부의 유동성을 별도로 확보하기 위해 수요자금융 구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관련 처분손실 비용은 커졌다. 우진산전은 구매 운수사의 자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캐피탈사 및 은행과의 수요자금융대출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에 채권을 할인 매각하며 발생하는 처분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해당 거래의 주채무자(차주)가 우진산전이 아닌 구매 운수사들이라는 점에서 회사가 짊어질 직접적인 자금보충 약정 및 채무인수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할부 마케팅에 따른 금융비용성 손실 요인이 벌어드린 이익을 일부 상쇄하고 있는 점은 향후 수익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는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매출채권처분손실은 EV사업부 전기버스 판매대금 중 구매자의 운수사 자금부담을 캐피탈사와 신한은행 수요자금융대출로 진행해 발생한 금액”이라며 “해당 대출의 차주는 운수자인 만큼 자금보충에 따른 재무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철도사업과는 무관한 매출채권처분손실”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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