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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엔 돼지저금통 없더라"…카뱅, 파트너십으로 해외시장 배운다
한진리 기자
2026-06-19 09:00:00
김동현 팀장 "해외 진출, 우리가 가진 답만 믿으면 위험"…인니·태국 이어 몽골까지 협력 확대
이 기사는 2026-06-18 10:58:1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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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글로벌사업팀 김동현 팀장이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돼지 저금통은 팔리지 않는다.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현지 시장에서 돼지는 금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시그니처 상품인 ‘저금통’의 현지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처음 마주한 현실이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돼지 저금통 대신 현지에서는 닭 저금통이 더 자연스러웠고, 저금 빈도와 선호 금액대, 디자인 취향도 한국과 달랐다.


이는 단순히 캐릭터나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에서 성공한 금융 서비스라도 고객의 생활 방식과 문화, 금융 이용 행태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다.


김동현 카카오뱅크 글로벌사업팀장은 이 순간을 떠올리며 “우리가 가진 것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무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지 파트너십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진출 방식은 시중은행과 결이 다르다. 전통적인 은행들이 해외 지점이나 법인을 설립해 영업망을 확대하는 방식에 집중해왔다면, 카카오뱅크는 현지 금융사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사업 협력을 통해 디지털 금융 역량을 전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현지 고객의 생활 방식과 규제 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방식이다.


지난 17일 경기도 판교테크원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만난 김 팀장은 “글로벌 사업에 정해진 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무리하게 단독 진출을 하기보다 지분 투자와 사업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경험을 축적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평적인 문화 속에서 경영진과 많은 고민을 나누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가장 좋은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를 “카뱅스럽게, 스마트하게 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2018년 카카오뱅크 전략팀에 합류한 뒤 2023년부터 글로벌사업팀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해왔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사업팀장을 맡아 주요 해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뱅크 합류 전에는 EY에서 금융서비스 자문을, 라자드에서 인수합병(M&A) 자문 업무를 맡았다.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사업은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2022년 전략팀 내 소수 인력으로 첫발을 뗀 해외 사업은 2023년 글로벌팀으로 독립했고, 태국 가상은행 태스크포스(TF) 등을 거쳐 지난해 본부 단위로 승격됐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주요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사업이 단순 투자 검토 단계를 넘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조직은 글로벌사업팀, 글로벌서비스기획팀, 글로벌개발팀 등 3개 파트로 구성돼 있으며 약 3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팀원 구성도 다양하다. 국내 은행 출신과 해외 주재원 경험자, 투자 담당자, 사후관리 전문가 등이 한 팀으로 일하고 있다. 시중은행 글로벌 부서가 주로 투자·영업 인력으로 채워지는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 글로벌팀은 서비스 기획자와 UI·UX 디자이너, 개발자까지 한 지붕 아래 모인 이른바 ‘미니 카카오뱅크’ 구조다.


단순히 투자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운영 노하우 전수까지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셈이다. 이를 통해 현지 파트너와 공동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팀장은 “해외사업은 국내에서 하는 사업을 작은 사이즈로 다시 구현하는 성격이 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며 “필요한 기능에 맞게 인력을 채용해왔고, 이를 잘 융합하고 이끄는 것이 리더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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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글로벌사업팀 김동현 팀장이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올해 글로벌사업팀의 주요 과제는 진출 국가들과의 협력 고도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슈퍼뱅크와 상품·서비스 협업을 이어가고 있고, 태국에서는 SCBX와 손잡고 모바일 앱 기획 및 개발 전반에 참여하며 가상은행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몽골에서는 MCS그룹과 신용평가모형(CSS) 및 디지털 금융 분야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몽골은 카카오뱅크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포함된 시장이다. 김 팀장은 “몽골은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디지털 금융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라며 “상대적으로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층이 많아 대안신용평가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신용평가에 활용할 금융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고객 비중이 높아 카카오뱅크의 CSS 역량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사업 추진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좋은 파트너’를 꼽았다. 카카오뱅크가 디지털 금융 노하우를 갖고 있더라도 현지 고객과 규제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파트너십은 일방적인 협력이 아니라, 서로 원하는 부분과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맞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파트너십은 서로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케미스트리가 형성돼야 한다”며 “예를 들어 그랩이나 슈퍼뱅크의 경우 스타트업이나 테크 기업과 같은 분위기가 있어 현지 대형 은행보다 카카오뱅크와 시너지를 내기 좋은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가는 카카오뱅크의 최종 지향점은 ‘독자적인 뱅킹 운영’이다. 현재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경험과 네트워크를 축적하는 단계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보다 주도적인 글로벌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팀장은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국가에서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보다 주도적인 글로벌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최종적으로는 현지에서 직접 디지털뱅크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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