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대동기어가 5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최대주주 대동이 청약률은 높이고 신주인수권 일부는 매각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유상증자 흥행을 지원한다는 명분과 모회사 유동성을 지킨다는 실리를 함께 챙긴 선택으로 보고 있다.
◆ 청약률 높이고 신주인수권 매각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은 대동기어 유상증자로 배정받을 신주인수권 258만541주 가운데 60%인 154만8324주를 청약에 활용하고, 나머지 40%인 103만2217주는 장외 매각할 계획이다. 신주인수권은 정해진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대동은 당초 배정 물량의 50%인 129만270주만 청약할 예정이었으나,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참여 비율을 60%로 높였다. 이에 따라 청약 필요 자금은 공시상 예정 발행가액 기준 약 178억원에서 214억원으로 늘었고, 유상증자 완료 후 예상 지분율도 36%에서 37.74%로 1.74%포인트(p) 높아질 전망이다.
대동은 직접 청약하지 않는 나머지 권리를 단순 포기하는 대신 시장에 매각하기로 했다. 공시상 예정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대동은 청약에 약 214억원을 투입하고, 신주인수권 매각으로 약 143억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단순 차감하면 순현금 부담은 약 71억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처분금액은 당시 예정 발행가액을 적용한 수치로, 실제 부담 규모는 최종 발행가액과 거래 시점의 신주인수권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신주인수권을 사들인 투자자가 실제 청약에 나설 경우 대동이 직접 인수하지 않는 물량도 시장에서 소화될 수 있다. 대동 입장에서는 최대주주로서 청약 참여를 확대하면서도 전량 청약에 따른 현금 부담은 피하고, 대동기어의 실권 가능성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대동 측은 “이번 결정은 단순히 현금 부담을 조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최대주주로서 대동기어의 유상증자 성공과 중장기 성장을 지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빠듯한 현금 사정…흥행이 변수
대동이 이 같은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수익성 저하와 빠듯한 현금 사정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동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2112억원,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6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83억원에서 18억원으로 줄었다.
운전자본 부담도 커졌다. 올해 1분기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은 지난해 말보다 6.13% 증가한 5349억원, 재고자산은 11.31% 늘어난 185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9억원에 그쳤다. 현금성 자산만 놓고 보면 대동기어 유상증자 청약대금을 자체 현금으로 충당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수준이다.
관건은 대동이 시장에 내놓은 신주인수권이 실제 매각돼 청약으로 이어질지다. 권리 매수자가 청약에 참여하면 실권주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지만, 매각이 무산되거나 실제 청약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실권주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단기 주가 하락 압력,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초래하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동기어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만약 본 유상증자 청약에서 대량 실권이 발생하여 대표주관회사가 실권주를 인수하게 될 경우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대동기어가 실권주 인수금액의 11%를 추가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 만큼 조달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동은 유상증자 흥행을 지원해야 하는 최대주주의 책임과 자체 현금 유출을 줄여야 하는 필요성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며 "매각된 신주인수권이 최종 청약으로 연결되는지가 실권 규모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