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현대건설 SMR 시공력 베팅…NH·한투·키움 5000억 CB
배지원 기자
2026-06-16 15:30:00
향후 주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 가능에 무이자·無리픽싱 조건 수용…5000억 사모 전환사채 전액 인수
이 기사는 2026-06-12 16:24:2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_디에이치.png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현대건설이 발행한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전량 인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투자자 보호장치로 꼽히는 이자 지급과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이 모두 빠진 구조임에도 증권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세 증권사가 물량 전액을 나눠 인수하는 구조다.


이번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춰주는 리픽싱 조항도 없다. 최근 발행되는 사모 CB 가운데서도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투자에 나선 것은 현대건설의 중장기 성장성과 신용도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CB는 채권 투자와 주식 옵션 투자가 결합된 성격"이라며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을 행사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더라도 현대건설 신용도를 감안하면 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대표 건설사 가운데 하나로, AA급의 우수한 신용도와 재무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어 만기 상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메자닌 투자 관점에서는 다소 공격적인 조건으로 볼 수 있지만, 증권사들은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자본 확충 효과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실리를 확보했다. 최근 건설업계 전반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신용등급 관리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저비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CB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자본 확충 효과가 발생해 부채비율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현대건설의 자본총계는 11조285억원, 부채총계는 17조377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57.56%다. 이번 5000억원 규모 CB가 발행되면 부채총계는 17조8772억원으로 늘어나 부채비율은 162.09%로 상승하게 된다.


반면 전환권이 전량 행사될 경우에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 5000억원이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자본총계는 11조5285억원으로 증가한다. 부채 규모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부채비율은 150.73%로 낮아진다. 이자 부담 없이 5000억원을 확보했다는 점 역시 현대건설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IB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현대건설의 미래 성장성과 신용도를 동시에 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단기 차익보다 현대건설의 장기 기업가치에 무게를 둔 투자"라며 "원전과 SMR 등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전환권 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