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회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도 강등될 전망이다. 사회부문 강등으로 방산업계에서 가장 저조한 ESG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진체, 화약류, 탄약 등 고위험 공정을 수행하는 사업장이 많아 다른 방산업체 대비 폭발·화재 위험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다음 달 ESG 평가·등급 소위원회를 개최해 2분기 등급 조정을 할 예정이다. 7월 중순 등급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위원회는 ESG기준원장, 부원장 이외에 복수의 외부 ESG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ESG 통합 등급으로 'A'를 받았다. 7개 등급 중 3번째다. 최상위 등급인 'S'를 획득한 곳이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상위 2번째 등급을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SG기준원에 따르면 'A' 등급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적절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여지가 적다는 의미다. 한 계단 하락한 'B+'와 두 계단 떨어진 'B'의 경우 ESG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번 폭발사고로 사회부문 등급이 하락하고 전체 통합 등급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명사고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등급 하락을 피할 수 없어서다. 1분기 등급 조정 사례를 보면 현대자동차는 전동시트 불량으로 인한 소비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사회부문 등급이 'A'에서 'B+'로 하락했다. 다만 통합 등급은 'A'를 유지했다. 동부건설의 경우 근로자 사망사고로 사회부문과 통합 등급 모두 'B+'에서 'B'로 떨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의 중대성, 폭발사고의 반복성 등으로 ESG 등급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공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과 2019년 폭발로 각각 5명, 3명이 사망했다. 등급 하락을 겪게 되면 국내 주요 방산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ESG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화약류 등을 취급하는 사업구조상 다른 방산업체 대비 폭발·화재 사고 리스크에 더 노출돼 있다는 시각도 있다.
ESG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ESG 리스크를 투자 판단에 적극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환경오염·인권침해·안전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글로벌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해온 전례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국인 지분율이 45%에 육박할 만큼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큰 기업이다.
ESG기준원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사건은 사안의 중대성으로 위원회 등급 조정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이슈가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안건으로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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