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롯데웰푸드 육가공 사업이 수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롯데웰푸드는 시장 경쟁과 인구 구조 변화 등을 육가공 부문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회사 측은 육가공 부문이 롯데웰푸드 매출의 약 15%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제품 라인업 다변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3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을 통해 현재의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합병 이후 사업은 크게 건과, 빙과, 유지식품, 육가공 등 4개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건과와 빙과, 유지식품은 국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육가공 부문만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육가공 부문은 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건과 부문은 371억원, 유지식품 부문은 66억원, 빙과 부문은 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사실상 육가공 사업이 전체 식품 포트폴리오 가운데 유일한 적자사업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문제는 육가공 부문의 영업손실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육가공 부문은 2018년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8년째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육가공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햄·소시지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데다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크고 유통업체의 가격 협상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플랫폼 등 주요 판매 채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 판매량 확대를 위한 할인 경쟁도 심화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 역시 육가공 사업 부진의 원인으로 시장 경쟁 심화와 유통채널 중심의 가격 압박을 꼽고 있다. 실제 국내 육가공 시장은 주요 업체들이 제한된 시장 규모 안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구조여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방어가 더 어려운 영역으로 평가된다.
그렇다고 롯데웰푸드가 육가공 사업을 쉽게 정리하기도 어렵다. 외형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육가공 부문은 매년 전체 매출의 15~17% 안팎을 담당하며 식품사업의 한 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은 롯데웰푸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핵심 품목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에서 봐도 전략적 가치가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그룹 내 유통 채널에 육가공 제품을 공급하면서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수익성만으로 사업 존폐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롯데웰푸드는 그동안 육가공 사업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캔햄과 소시지 등을 앞세워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고 해외 생산·판매 확대 가능성도 검토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외 매출 확대가 본격화된 인도·카자흐스탄 법인에서도 육가공보다는 제과와 빙과 제품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육가공 사업이 해외에서도 뚜렷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과 건강 지향 제품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고단백 제품이나 프리미엄 육가공 제품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닭가슴살 소시지나 저염 제품 등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새로운 수요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육가공 시장 자체가 성장성이 정체된 영역인 탓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햄과 소시지 등 제품의 경우 주로 아이들 반찬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저출산 흐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장기간 꾸준히 영위해온 중요한 사업영역인 만큼 사업 철수 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 모색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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