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썸에이지가 재도약을 위해 12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네시삼십삼분의 청약 참여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등 변수가 적지 않아 증자 목표치 달성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일반주주의 청약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회사의 명운을 가를 전망이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썸에이지는 오는 8월 1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980만주를 1주당 1279원에 새로 발행하며, 최종 발행가액 확정일은 7월29일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24일이다.
썸에이지는 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게임 개발 및 마케팅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본업인 게임 사업 경쟁력을 회복한 후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투자 등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유상증자 목표치를 채워야 한다. 하지만 출발선부터 변수가 적지 않다. 썸에이지의 모회사이자 최대주주인 네시삼십삼분의 청약 참여 여력이 제한적인 탓이다.
네시삼십삼분은 2015년 이후 장기간 영업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는 유동성 위기까지 겹쳐 자회사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이어진 외형 축소로 2025사업년도부터 외부감사 대상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재무 여력이 위축된 상태다. 최대주주로서 지분율에 맞춰 대규모 청약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네시삼십삼분은 이번 증자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과 정기홍 썸에이지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30억원 규모 청약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네시삼십삼분 지분(334만여주)의 70%인 234만여주를 권 의장이 45%(20억원), 정 대표가 25%(10억원)씩 분담하는 구조다. 회사는 증자 추진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따른다. 만일 이번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네시삼십삼분 지분은 34%에서 20%대로 줄어든다. 신주를 받지 않고 신주인수권증서 매각 대금만 회수하기 때문에, 보유 주식 수는 그대로지만 총발행주식수가 늘면서 지분율이 낮아지는 구조다. 다만 권 의장(6.3%)과 정 대표(3.5%) 개인 지분이 늘며 특수관계인 합산 지배력은 30% 안팎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즉각적인 경영권 위협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회사의 재무 상태와 상장 유지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지속적인 영업손실과 결손금 누적으로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리스크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없지 않아서다.
코스닥 상장사는 3년 동안 2회 이상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에 오르게 된다. 썸에이지의 법차손은 지난해 기준 9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71.6%에 달한다. 올해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에 편입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지정될 경우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 증자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자기자본이 늘어나면서 법차손 비율은 낮아진다. 이에 따라 법차손 비율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는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자기자본 확충 효과가 줄어들며 올해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길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최대주주의 증자 참여 구조상 전체 금액에 대한 분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시삼십삼분이 지분율(34%)대로 청약할 경우 분담 금액은 약 4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권 의장과 정 대표의 청약 예정액을 고려하면, 약 13억원 규모의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일반주주가 이 공백을 메워야 125억원이 온전히 모일 수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 썸에이지에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발동함에 따라 유증 일정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앞서 썸에이지는 4월30일 최초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5월15일 금감원의 1차 정정요구를 받았다. 이를 반영해 5월22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음에도 다시 정정요구를 받은 것이다. 통상 정정요구서 제출에 2~3주가량 소요되는 만큼, 8월로 예정된 청약 일정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썸에이지는 자금 조달과 시장 신뢰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신작 개발비와 마케팅 재원을 마련하려면 증자 절차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동시에 일반주주와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신작 라인업과 실적 개선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운영자금 조달을 넘어 썸에이지의 회생 가능성을 시장에 검증받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한편 딜사이트는 증자 목표치 미달 시 대응 방안 등을 확인하기 위해 썸에이지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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