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삼양사가 일본 향료기업 소다아로마틱(Soda Aromatic) 인수에 나서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 범용 식품 소재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특수 소재)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행보다. 담합과 관련한 대규모 과징금 부담이 불거진 상황에서 4000억원에 육박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한 배경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양사는 오는 7월1일 일본 향료회사 소다아로마틱 지분 100%를 3877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합병(M&A)는 삼양사가 추진해온 스페셜티 사업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삼양사는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왔다. 하지만 해당 사업들은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고 원재료 가격 변동이나 업황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수익성 역시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기존 사업 구조의 취약성에 더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 결과 삼양사가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규모 과징금 부담까지 가중된 상황이다. 현재까지 공정위가 삼양사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만 설탕 1302억원, 밀가루 94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전분당 담합 관련 과징금까지 추가될 경우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양사가 선택한 해법은 스페셜티 사업 확대다. 이번 소다아로마틱 인수 역시 삼양그룹이 수년째 추진해온 스페셜티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소다아로마틱은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향료·향장 전문기업이다. 식품의 향과 풍미를 구현하는 향료(Flavor)와 향수, 화장품 등에 쓰이는 향장(Fragrance)과 더불어 향료·향장의 핵심 원료인 락톤(Lactone) 등 아로마케미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전세계 식품과 화장품, 생활용품 등 향료와 향장이 필요한 산업군의 고객사 1000여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양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 기초 소재 중심의 식품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향료와 향장 영역까지 외연을 넓힌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원재료를 공급하는 기업을 넘어 맛과 식감, 향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소다아로마틱이 확보한 고객 네트워크를 삼양사가 집중 육성 중인 알룰로스 등 당류 저감 소재와 식이섬유 사업에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양사는 앞서 2023년 미국 스페셜티 케미컬 기업 버든트 스페셜티 솔루션(Verdant Specialty Solutions)을 인수하기도 했다. 버든트는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니레버와 로레알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특수화학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특수 화학기업인 '루브리졸(Lubrizol)'이 보유한 제조 및 연구개발 사업장 '루브리졸 엘멘도르프(Elmendorf)'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스페셜티 비중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번 소다아로마틱 인수 역시 식품과 화학을 아우르는 글로벌 스페셜티 플랫폼 구축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소다아로마틱 인수에 따른 삼양사의 재무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양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91억원으로 인수금액을 밑돌지만, AA- 수준의 우수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조달 여력은 충분하다.
같은 시점 부채총계는 1조7784억원, 자본총계는 1조887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4.2%였다. 소다아로마틱 인수자금 전액을 차입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해도 부채비율은 안정적 수준에 머문다는 계산이다. 최근 3개년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6배에 이르는 만큼 추가 차입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도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삼양사 관계자는 "알룰로스,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케스토스 등 스페셜티 소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고객 제품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향료 분야의 전문 역량까지 확보하게 됐다"며 "소다 아로마틱의 향료 기술이 삼양사의 당류저감 소재와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