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차량용 전장기업 모트렉스가 추진 중인 두올 인수를 둘러싸고 시장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과거 사세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체결한 각종 재무 약정과 빚보증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인데, 두올 인수전 역시 외부 자본과 인수금융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두올 인수 주체인 모트렉스이에프엠 설립 당시부터 설정된 불리한 계약 구조가 향후 재무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계약금, 전체 대금의 4.5% 지급…잔금 인수금융 활용 관측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트렉스 종속기업인 모트렉스이에프엠은 오는 7월31일 두올 최대주주에 등극할 예정이다. 모트렉스이에프엠은 두올 최대주주 IHC와 특수관계자(특관자)가 보유한 주식 1364만4966주와 두올 2대주주 프리미어성장전략엠앤에이(프리미어파트너스) 보유분 42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거래 규모는 최대주주 1118억원과 2대주주 334억원 총 1452억원이다.
모트렉스이에프엠은 모트렉스와 JKL파트너스(JKL)가 2024년 각각 53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모빌리스의 100% 자회사다. 모빌리스가 한민내장과 제성내장을 인수한 뒤, 2025년 1월 두 법인이 합병하면서 현재의 모트렉스이에프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모빌리스가 한민내장과 제성내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금융으로 인수 대금 2105억원을 조달했다. 모빌리스는 하나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한도 111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으며, 현재 실제 차입 실행 잔액은 864억원 수준이다. 모트렉스는 모빌리스 대출에 대해 자회사의 자금이 부족할 경우 전액 본사가 보충하는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모트렉스이에프엠는 자체 능력으로 두올 인수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모트렉스이에프엠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이 103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주체의 현금 동원력에 대한 우려는 본계약 체결 이후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모트렉스이에프엠은 지난달 30일 IHC·특관자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면서 계약금으로 5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거래대금 대비 4.5%에 해당하는데, 업계 관행상 통상 10% 수준임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낮다는 시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트렉스이에프엠이 IHC 등으로 잔금 1068억원을 치르려면, 피인수 기업 두올의 보유 자산과 발행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인수금융을 일으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직전 M&A서 드래그얼롱·워터폴·차액보전·자금보충 약정, 재무 부담↑
문제는 두올 인수전의 전면에 나선 모트렉스이에프엠이 과거 M&A 과정에서 체결된 재무적 족쇄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앞서 모트렉스는 2024년 7월 모빌리스 지분을 취득하면서 우선주 투자자(JKL)와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세부적으로 모트렉스는 거래종결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날부터 5년이 되는 날까지 우선주 투자자의 보유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은 경우 JKL은 모빌리스가 보유한 모트렉스이에프엠 발행주식 전량을 매각하도록 청구하거나, 매각대금을 주주간 계약에 의거해 워터폴(FI 선 정산) 방식으로 분배하는 권리를 보유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계약서를 뜯어보면, 모트렉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먼저 JKL은 오는 2027년에서 2029년 사이에 모빌리스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할 수 있다. 특히 모트렉스가 JKL 보유분의 모빌리스 주식을 사지 않을 경우 모트렉스이에프엠을 통매각(드래그얼롱)하거나, JKL이 우선적으로 투자 원금과 약정 이자를 회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두올 인수의 최전선에 내세운 핵심 자회사의 지분 전량이 외부 FI의 투자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담보 구조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나아가 모트렉스는 JKL이 규정된 몫을 분배받지 못할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하는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JKL이 두올 인수 이후 모트렉스이에프엠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모트렉스 본체 신용을 확보하면서 일종의 '손실보전 약속'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반면 모트렉스 입장에서는 자회사의 사업 성패나 주가 흐름과 상관없이 FI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부담을 짊어지게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모트렉스는 올 1분기 말 기준 주주간 약정에 따른 비유동 파생상품부채 78억원과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흡수합병 관련 유동성 파생부채 134억원 등 조건부 손실 가능성이 있는 부채 합계만 21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JKL 우선주 지분 계약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 비지배지분부채 695억원까지 포함하면 관련 부채 항목 전체 규모는 900억원대에 이른다. 비지배지분부채는 모트렉스가 당장 상환해야 할 채무는 아니지만 JKL 엑시트 시점에 현실화 될 수 있는 잠재 부채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두올 인수의 효과가 기대치를 하회할 경우 모트렉스이에프엠의 부실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JKL의 차액보전과 자금보충약정 등이 발동될 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모트렉스 본사까지 영향이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모트렉스 관계자는 "두올 인수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현 단계에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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