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선단 공정인 10나노급 6세대(1c) D램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공정에 활용될 극자외선(EUV) 장비 투자도 당초 계획보다 3배가량 확대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샘플 납품을 목표로 하는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 코어 다이에 적용될 1c D램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HBM4E를 탑재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울트라'를 내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인 만큼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기존 1b D램 공정을 HBM3E·HBM4에 적용하고, 1c 공정은 DDR5·LPDDR5X·GDDR7 등 범용 D램에 우선 활용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HBM 개발 안정성과 선단 공정 레퍼런스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최근에는 1c D램의 수율 개선과 함께 활용 범위를 HBM으로 넓히면서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1c D램 공정 기술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4년 8월 16Gb DDR5를 개발하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갔다. 양산 단계로 넘어온 이후에는 일부 수율 개선 과제가 있었으나 안정화 단계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HBM이 아닌 범용 D램 기준으로도 수율이 잘 나오지 않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상당히 개선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범용 D램 기준 1c D램 수율은 80%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1c D램에 사용될 EUV 장비 투자도 크게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ASML로부터 약 12조원 규모의 EUV 노광장비(스캐너)를 취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올해 이 회사의 장비투자 예상치가 20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EUV에 투입한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당초 회사에서 정한 EUV 스캐너 입고 계획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매입한 장비는 ASML의 최신형 EUV 스캐너로, 투자 규모는 약 20대로 추정된다. 해당 계약에는 하이-NA 장비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NA EUV는 기존 대비 미세한 회로 패턴 구현이 가능한 차세대 장비로, 대당 500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설비다. 공시에 기재된 장비 납품 기한이 2027년인 점을 감안하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지 못한 하이-NA를 대거 도입하기에는 시기상 빠듯하다.
통상 EUV 스캐너 가격은 3000~4000억원대로 거론되지만, 이번 계약은 이보다 높은 수준에서 체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신 모델이라 생산성이 높아진 만큼 가격도 과거 대비 올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장비 반입 시점을 앞당기고자 15~20%의 '급행료'를 지불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회사 측이 ASML로부터 EUV 스캐너를 최종 인도 받는 시점은 2027년 말로, 지난 2021년 약 5조원 규모의 동일 장비를 5년 계약으로 도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정이 크게 단축됐다. 다만 회사 측은 "업계와 유사한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특별한 차이는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EUV 스캐너를 청주 M15X, 이천 M16,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등 1c D램 공정 전환이 진행 중인 라인에 투입할 전망이다.
아울러 EUV 적용 레이어는 1a D램 1개, 1b D램 4개에 이어 1c D램에서 5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향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당초 1c D램에서 8~9개까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원가 부담 등을 고려해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1c D램 캐파(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는 올해 D램 캐파의 절반 이상을 1c 공정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연말 기준 약 19만장 수준의 캐파 확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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