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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중심 성장 체제 전환 선언…정신아 2년 연임 확정
최령 기자
2026.03.26 16:13:19
주가 부진·카톡 개편 실책 질타…자사주 소각·'카나나 연구소' 승부수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6일 16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카카오)

[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발판 삼아 인공지능(AI) 중심 성장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정신아 대표는 주가 부진과 카카오톡 개편 실패, 반복된 노동 문제로 누적된 불만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2년 임기의 두 번째 경영을 시작했다. 그는 에이전틱 AI와 카카오톡을 두 축으로 삼아 '성장주로의 재평가'를 약속했다.


카카오는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신아 대표이사 재선임을 비롯해 이사회 슬림화, 자사주 소각, 자본준비금 감액 등 9개 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정신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8조991억원, 영업이익 732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연결 매출 8조원을 돌파하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3%포인트 개선된 9%를 달성했다. 정 대표는 "147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94개로 재편하는 구조 정비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올해는 AI와 카카오톡에 집중한 건강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기조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2026년 목표로는 연결 매출 10% 이상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제시했다.


이날 정 대표가 가장 공을 들여 설명한 것은 AI 전략이었다. 그는 "카카오가 모바일 시대에 메시지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연결했던 것처럼 AI 시대에도 사용자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모든 순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구현하는 에이전틱 AI는 각각 전문성을 가진 다양한 에이전트들이 연결돼 사용자의 실제 흐름을 따라 여러 작업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연말까지 플레이 MCP와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외부 파트너들이 카카오의 AI 생태계에 연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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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가 주주들에게 제시한 반전 카드는 '에이전틱 AI'를 통한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였다. 정 대표는 최근 정식 출시된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의 비공개 테스트(CBT) 결과를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모델 다운로드 완료율 80% 이상, 리텐션 70%를 기록했으며 전체 상호작용의 60% 이상이 AI가 먼저 말을 거는 '선톡'으로 시작돼 차별적 효용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7일 안드로이드 버전을 포함해 정식 출시됐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챗GPT 포 카카오 역시 800만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올해까지 카카오톡 이용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수익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일평균 체류 시간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지난 하반기부터 유의미하게 반등했으며, 정 대표는 "기존에 약속드린 카카오톡 체류 시간 20% 확대 목표는 충분히 가시권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주총의 또 다른 핵심 안건은 이사회 슬림화였다. 카카오는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최대 정원을 기존 11인에서 7인으로 낮추고 실제 구성도 사내이사 3인·사외이사 5인의 8인 체제에서 사내이사 2인(정신아·신종환)·사외이사 4인(함춘승·김선욱·차경진·김영준)의 6인 체제로 줄였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AI·기술경영 전문가 김영준 교수가 3년 임기로 선임됐고 차경진 사외이사는 2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상법 개정에 따라 사업 목적에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을 추가하고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도 함께 통과됐다.


역대 최고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강화했다. 2025년 회계연도 배당금은 주당 75원, 총 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확대됐다. 자사주 142만723주 소각도 승인됐으며 주식발행초과금 1000억원 감액을 통해 향후 비과세 감액 배당 재원을 확보했다.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전체 주주환원율은 약 36%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성과에도 주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넘보는 강세장에서도 카카오 주가는 2021년 장중 고점 17만대에서 약 70% 하락한 4~5만원대에 머물러 있어서다. 한 주주는 "카카오 투자자의 96%는 손실 중이라는 집계가 있다"며 주가 회복 시점을 물었다. 정 대표는 "지속적인 주가 부진으로 심려를 안겨드린 점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구현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해 시장의 재평가를 끌어내겠다"고 답했다. 책임에 따른 경영진 임금 반납을 묻는 질문에 신종환 CFO는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CEO와 CFO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다.


작년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둘러싼 비판도 쏟아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SNS형 피드로 전면 개편하는 이른바 '빅뱅' 프로젝트를 단행했다가 이용자 반발로 같은 해 12월부터 목록형으로 사실상 원상 복구했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의 서승욱 지회장은 "개편 과정에서 무리한 일정 압박으로 장시간 노동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심화됐고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까지 받게 됐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물었다. 


정 대표는 "사용자들이 느끼는 민감도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올 상반기 중 AI 신규 기능을 정식 출시하기 전 이용자들이 미리 체험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카나나 연구소'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개편을 주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유임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개인 사항을 공식 자리에서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의하달식 의사결정 문화는 계속 바꿔가겠다"고 답했다.


한 주주는 정 대표의 2025년 보수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13억6100만원으로 공시된 점을 들어 직원 성과급 결정 기준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신종환 CFO는 "성과급 설명이 충분치 못한 부분이 있었고 2026년부터는 소통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계열사 매각에 대해서는 파트너 협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카카오는 포털 다음 운영사 AXZ를 업스테이지에,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야후가 투자한 법인에 지분을 넘겨 경영권을 이관하는 방향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어떤 딜을 추진하더라도 고용 안정이나 회사의 안정을 흔드는 것보다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며 "계열사 줄이기와 내실 다지기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두 번째 임기의 핵심 키워드로 '성장'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2년이 내실을 다지고 구조를 정비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년은 성장주에 걸맞은 멀티플을 리레이팅하도록 만들어가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기 동안 자사주를 매도하지 않고 주주 여러분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국면을 만들겠다"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감을 거듭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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