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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가 그린 '금융도시'…함영주 체제서 완성 단계
주명호 기자
2026.03.24 14:00:17
①3대 회장 잇는 20년 프로젝트 결실…본사 이전 넘어 금융사 입지 전략 변화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3일 15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4분기부터 하나금융그룹의 청라시대가 공식적으로 개시된다. 김승유·김정태 전 회장을 거쳐 함영주 회장까지 이어진 청라 이전 프로젝트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첫걸음으로 주목받는다. 다만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한다. 제대로 된 그룹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지에 대한 내부 불안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딜사이트는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 배경을 비롯한 현황 및 전망, 리스크요인 등을 나눠 짚어본다. [편집자 주]
청라 하나드림타운 전경.(제공=하나금융그룹)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사가 서울을 벗어나 본사를 옮기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단순한 부동산 이동을 넘어 금융산업의 공간 전략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 같은 청라 이전 구상의 출발점은 의외로 오래됐다. 최근 들어 구체화된 프로젝트지만, 그 뿌리는 김승유 전 회장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김정태 전 회장과 함영주 회장 체제를 거치며 실행 단계로 이어진 이 프로젝트는 약 20년에 걸친 장기 전략의 산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하나금융그룹 김승유 전 회장, 김정태 전 회장, 함영주 회장(출처=하나금융그룹)

김승유 전 회장은 행장 시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하나금융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1998년 충청은행을 시작으로 19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을 잇달아 흡수했다. 2005년 금융지주 전환과 함께 초대 회장직을 맡은 그는 2010년 외환은행 인수까지 성사시키며 하나금융을 KB·신한에 필적할 금융그룹사로 키워냈다.


외형 성장이 일단락되자 김승유 전 회장의 시선은 질적 성장으로 향했다. 그가 주목한 모델은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이었다. M&A를 통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던 산탄데르은행은 스페인 북부 해안에 위치한 산탄데르에 금융도시를 조성해 조직 효율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 사례로 꼽힌다. 2007년 현지를 직접 찾은 김승유 전 회장은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하나금융도 이같은 모델를 따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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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상은 자연스럽게 '어디에 금융도시를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고양 일산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지는 청라국제도시였다.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확장성, 국제금융단지 조성 계획, 공항 접근성 등 복합적인 조건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2012년 인천광역시와 금융타운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청라 이전을 공식화했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김정태 전 회장은 본격적인 청라 이전 준비에 착수했다. 그는 행장 시절부터 김승유 전 회장의 글로벌뱅크 전략을 공유하면서 청라이전을 시행할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하나은행장 선임 직전인 2008년 초 김승유 회장의 권유로 2개월간 산탄테르은행에 연수를 다녀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나금융은 청라이전을 크게 3단계에 걸쳐 진행키로 했다. 첫 단계는 통합데이터센터 설립 및 이전으로 이를 통해 성남 분당에 위치했던 데이터센터를 청라로 모두 옮겼다. 그룹 내에서 IT 시스템 및 인프라 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도 데이터센터 이전과 함께 2017년 청라로 이동했다. 


2단계는 통합 인재개발원인 하나글로벌캠퍼스 설립으로 김정태 전 회장의 3연임 시기인 2019년 완공했다. 국내 최대 규모 교육 캠퍼스인 하나글로벌캠퍼스는 그룹 관계사 국내외 직원들의 연수 및 직무교육, 세미나 등을 위한 공간이다.


마지막 3단계는 그룹헤드쿼터(HQ) 설립과 본사 이전, 즉 지배구조의 중심 이동이다. 이는 단순한 사옥 이전이 아니라 그룹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청라로 옮기는 작업으로, 청라 프로젝트의 완결 단계로 평가된다.


이 마지막 단계는 함영주 회장 체제에서 진행되고 있다. 당초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지연되며 2022년에야 첫 삽을 떴다. 박병준 하나금융 부사장이 청라HQ추진단장을 맡아 이전 마지막 작업을 이끌었다. 박 부사장은 김승유 회장과 같은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일선 영업과 경영지원 부문 모두를 경험한 인재로 평가된다.


청라HQ는 올해 하반기 이전을 앞두고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작업이 끝나면 본사이전과 함께 계열사별 이동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을 단순한 이전 프로젝트로 보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대형 금융사가 서울을 벗어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하나금융의 조직문화 등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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