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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본격화…은행권, 출자 압박에 자본 리스크 노출
차화영 기자
2025.09.11 07:05:09
배드뱅크·과징금 등 비용 겹쳐 수익성 부담…CET1비율·주주환원 압박 가중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0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대 금융지주 전경. (제공=각 사)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에 나서자 은행권도 대응 태스크포스(TF)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배드뱅크 출자, 과징금 부담 등 기존 정책성 비용에 더해 조 단위 자금 출연이 현실화하면 보통주자본(CET1)비율 하락과 주주환원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국민성장펀드 참여와 관련해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준비 중이다.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TF는 출자 규모와 시기, 분담 구조 등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구에 따라 민생금융지원 TF를 꾸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마련한 전례가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6년 예산안을 통해 국민성장펀드 조성 계획을 공식화했다.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 자금 75조원 이상을 합쳐 총 150조원 이상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민간 자금에는 국민 공모자금, 연기금, 금융회사 출자금 등이 포함된다. 당초 100조원 규모로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확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AI 세계 3강으로 향하는 길에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차질 없는 출범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직접 강조했다. 정부가 국가 전략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은행권의 참여는 불가피하고 그만큼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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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권의 시선은 녹록지 않다. 펀드 출자는 회계상 투자자산으로 잡히지만 정책형 펀드 특성상 수익성보다 정책 목표 달성이 우선된다. 과거 뉴딜펀드 등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형 펀드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전례도 있다.


게다가 운용·의사결정 권한 역시 정책금융기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은 출자자로서 손실 리스크를 공유하지만 투자 방향을 직접 결정하지 못하는 만큼 손실 리스크만 나눠 안고 수익은 제한받는 구조가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추가적인 정책성 비용 부담도 문제다. 당장 '배드뱅크(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출자 부담만 해도 은행에 따라 최대 1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가 한층 강화하면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관련해 과징금 부담도 커진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자본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다. 은행별로 적어도 수백억원대 출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출자는 곧 자본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출자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될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면서 CET1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재 은행 금융지주들은 CET1비율을 13%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국면에서 조 단위 출자가 현실화하면 자본 여력 축소는 곧 주주환원 여력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업 투자 보고서에서 국민성장펀드 출자를 포함해 ▲법인세 유효세율 재조정 및 교육세 인상 ▲배드뱅크 출자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과징금 부과 가능성 등 다섯 가지를 은행업종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 출연금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조 단위 출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각 건 별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누적되면서 수십bp의 CET1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돈줄 역할만 맡게 될 것이라는 염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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