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은 적지 않은 자사주 매입·보유해 경영권 강화에 힘을 실어줬다. 김정태 회장 체제 이후부터는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한 사외이사는 사라졌지만 대부분 매입 행렬에 동참, 책임경영 기조의 한 축을 담당해 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임원들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사주 보유 규모는 4만6824주(우리사주조합 보유분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신한금융지주(8만1036주), 우리금융지주(7만4121주)보다는 적지만 KB금융지주(4만674주)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개인별로는 함영주 회장이 1만5132주로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함 회장은 취임 이후 총 5000주를 추가로 매입하면서 현재의 보유량을 유지 중이다. 하나은행 부행장 및 행장 시절부터 5000주 이상 자사주를 꾸준히 보유해 왔다. 

이승열 부회장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7100주를 보유 중이다. 최근 200주를 추가로 매입해 현재 기준 보유량은 7300주다. 강성묵 부회장, 이은형 부회장은 각각 5026주, 11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부사장 6명은 총 8135주를 보유했다.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인 박근영 부사장이 2632주, CFO(최고재무책임자)인 박종무 부사장이 1500주를 가지고 있으며 박병준, 오정택, 이준혁, 김미숙 부사장은 각각 1102주, 1600주, 675주, 626주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무급 중에서는 지난해부터 IR팀장을 맡은 박근훈 상무가 2000주로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했다. 다른 상무들의 경우 ▲강재신 1200주 ▲김기홍 243주 ▲김영호 500주 ▲남호식 595주 ▲서중근 300주 ▲조범준 1000주 ▲정은혜 390주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전원이 일정량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박동문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9명의 사외이사 중 8명이 각각 500주 이상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된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 역시 지난 4월 200주를 매입했다.  

과거 사외이사들 역시 선임 이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함 회장 체제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던 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권숙교 등 전임 사외이사들도 500~2000주 사이의 자사주를 매입·보유한 이력이 있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자사주 매입은 김승유·김정태 전 회장 시절부터 이어졌다. 특히 김정태 회장 재임기에는 사외이사였던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다수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김 회장의 경영권 안정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 명예 회장이 보유했던 하나금융 자사주 규모는 한때 32만주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승유·김정태 전 회장은 임기와 비례해 자사주 보유량도 꾸준히 확대해 주주가치 강화 행보를 이어갔다. 김승유 전 회장이 퇴임 전 보유했던 자사주 규모는 16만4500주, 김정태 전 회장은 6만5668주였다.

금융권에선 올해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회장 역시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해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