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이 고객사로부터 받은 선수금 관련 생산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현금흐름이 줄었다. 지난해 수주 잔고가 확대되며 선지급 받은 금액이 1분기 매출로 인식된 데 따른 회계적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의 올 1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0억원으로, 전년 동기(666억원) 대비 86.45% 줄어들었다. 다만 이는 실적 악화보다는 회계적 요인에 따른 감소로 해석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서 순운전자본 변동 등을 반영해 산출한다. 이 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160억원)보다 72.32% 증가했다. 금융수익 등 영업외수익과 금융비용, 법인세 등 각종 비용 변동은 크지 않았고 영업이익이 증가한 점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분기 1208억원의 매출과 33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3.6%, 382.3%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고정비 성격인 판관비가 262억원에서 388억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 매출이 급증하면서 판관비율이 46.4%에서 32.1%로 14.3%p 떨어졌다. 덕분에 영업이익을 견인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까지 줄었다. 순운전자본은 1년간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값이 클수록 현금 유출 압박이 커진다. 이 회사의 1분기 기준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286억원에서 1분기 말 114억원으로 60.17% 떨어졌고, 재고자산은 1006억원에서 786억원으로 21.89% 줄었다.
결국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데 더해 운전자본 부담도 완화된 만큼, 이들 항목에서 현금흐름이 감소할 만한 요인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선수금 격인 계약부채가 1분기에 매출로 대거 인식되면서 일시적인 회계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금은 제품 인도 전에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계약부채로 인식됐다가 수주가 확정되면 매출로 전환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 항목은 2024년 1분기 522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마이너스(-)270억원으로 전환했다. 눈에 띄는 항목은 계약부채의 감소세였다. 이 회사의 선수금을 포함하는 계약부채는 지난해 말 1208억원에서 1분기 말 654억원으로 45.84% 줄어든 바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핵심 고객사들인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수주 증가에 힘입어 수주 잔고를 확대해왔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캐파(생산능력)를 공격적으로 늘린 덕분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중국 지역 매출은 2023년 1937억원에서 지난해 3464억원으로 78.82%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수주 총액도 5060억원에서 5975억원으로 18.09% 증가했다. 이는 2022년 반도체 초호황 사이클 당시 기록한 6339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매출이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4136억원, 영업이익 1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 8%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며 "국내 고객사의 신규 라인 투자로 25년 하반기~26년 상반기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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