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주성엔지니어링 오너 일가가 최근 주가 하락을 기회로 자사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이에 황철주 회장의 아들 황은석 대표 승계를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을 비롯해 배우자 김재란씨, 황 대표는 이달 2일 장내에서 나란히 회사 지분을 늘렸다. 황 회장은 31억6226만원을 들여 7만6831주를 매수했다. 김 씨는 3367만원으로 1000주, 황 대표는 2047만원으로 600주를 각각 취득했다. 오너 일가가 이날 하루 동안 매입한 물량은 총 32억원 규모다.
이들의 매입 시점은 주가가 단기 저점을 기록한 직후다. 매입일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종가는 3만3360원으로, 3월13일(3만315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황 회장의 평균 매입 단가는 3만3870원, 김씨는 3만3500원, 황 대표는 3만4110원이다. 모두 3월21일 기록한 고점(4만3400원)보다 21~23% 낮은 가격이다.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다고 판단, 지분 매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지난해 1월 주성엔지니어링에 사장으로 입사한 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황 회장, 이우경 부회장과 함께 3인 각자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황 회장과 인하대 동문인 이 대표는 황 대표보다 한 달 앞선 지난해 12월 회사에 합류한 인물이다. 황 대표는 입사 1년 4개월여 만에 경영 전면에 등장, 사실상 경영 승계가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이 책임경영 차원이라기보다는 향후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황 회장이 아직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황 대표를 대신해 미리 지분을 선매입하고, 향후 연부연납 등 절세 방식을 활용해 지분을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최근 3년(2022~2024년)간 회사에서 받은 급여와 상여금 등으로 총 89억원을 수령했다. 이번에 30억원이 넘는 주식을 매수할 때에도 외부 차입 없이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을 활용했다. 반면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황 대표가 이번에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2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황 대표 승계를 위한 계획을 이미 세워둔 상태로, 이번 지분 매입도 그 일환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황 대표의 역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황 신임 대표는 경영관리와 전략기획 관련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며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하며 협업 가능한 경영시스템 구축을 통해 주주·임직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3인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과 관련해 "기존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각 부문별 최고의 가치(혁신·신뢰·행복)를 창출하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다"며 "황 회장은 연구개발 전반을 총괄하며, 최고의 혁신 가치 창출에 집중하고,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비전과 미래 계획을 제시하고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회의체 운영을 주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영업·운영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총괄, 혁신 기술의 신뢰 구축을 통한 세계 최고 가치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각자 대표이사 선임에 따라 회사는 각 부문에 대한 전문적 운영과 업무 효율화를 도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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