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 운영사 메타보라가 사업 부진으로 모회사 카카오게임즈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며 연명하고 있다. 메타보라는 지난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프렌즈팝콘과 프렌즈타운 저작권을 담보로 내놓기까지 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타보라는 올해 1분기 자본총계는 -255억8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5억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약 103억원, 52억원이다. 

메타보라는 2021년 5월 웨이투빗 합병 이후 카카오게임즈의 블록체인 자회사로 탈바꿈했다. 이후 2개월 뒤인 2021년 6월 4억9000만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당시 막 부상하던 블록체인과 NF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인 행보였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고 결과는 완전 자본잠식과 만성 적자의 연속이었다.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1년 메타보라는 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3% 적자가 확대됐다. 2022년 자본총계가 약 -833억원으로 음수 전환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시작됐다. 이후 2023년과 자본총계는 각각 -323억원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음해인 2024년 -512억원으로 재무구조가 다시 악화되며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완전 자본잠식은 외부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특히 메타보라는 장외 주식 시장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유치한 이력이 있다. 더더욱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작 게임·기술·NFT 아이템 등 개발을 위한 인력 비용과 네트워크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메타보라는 이에 계열사 주식 매각과 모회사 자금 차입 등 내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사업을 연명하고 있다. 2023년 7월 모회사 카카오게임즈로부터 40억원을 차입했다. 최초 상환일은 2024년 7월31일이었다. 메타보라는 당시 자금 차입 목적에 대해 "운영자금 확보"라고 설명했다.

이후 2024년 4월 웹 개발 자회사 ㈜엔글 주식을 전량 처분해 추가로 20억원을 조달했다.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자사 재무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 블록체인 사업과 신작 게임 개발 실패로 불어나는 적자 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보라는 끝내 2024년 7월31일 카카오게임즈로부터 빌린 40억원을 갚지 못했다. 이에 상환 일을 2026년 10월23일까지 연장하는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카카오게임즈로부터 5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카카오게임즈에게 빌린 자금만 90억원에 이른다. 결국 지난해 11월14일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있는 프렌즈팝콘과 프렌즈타운에 대한 저작권을 담보로 내놔야만 했다.

일각에선 메타보라가 차입금을 갚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보라 프로젝트엔 '아키월드PFP'와 '버디샷' 등 2개 게임만 온보딩 돼있으며 이전 '보라배틀', '컴피츠' 등 신작 개발 사업도 모두 좌초됐기 때문이다.

메타보라는 신작 개발과 타 프로젝트와 협업으로 성과를 낸 후 적정 시점에 차입금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보라 관계자는 "보라는 토큰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웹2와 웹3 게임 이용자 유입·플레이·구매 성과 등을 지원하는 신규 사업 '보라 인게이지먼트 허브'를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IP 기반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출시와 라인 넥스트, 카이아 재단 등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웹3 게임 공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환 재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