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세탁 프랜차이즈 1위 크린토피아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본격적인 거래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주관사 선정과 거래 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면서다. 여름 성수기 실적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최근 크린토피아 매각을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국내외 자문사들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아 6월 중 매각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선정 시점이 9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시점 자체도 연내가 아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있다. 

일정 조정의 배경에는 계절적 성수기 실적을 반영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탁업 특성상 계절이 바뀌는 2분기 여름철은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리는 시기다. 실적과 성장성이 매각의 핵심 판단 지표가 되는 만큼 현재보다는 2분기 실적을 확보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크린토피아는 세탁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전국에 3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업계 1위 기업이다. JKL파트너스는 2021년 5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크린토피아 지분 100%를 약 19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JKL파트너스는 호텔 세탁 전문업체 크린워시를 인수하며 기업 간 거래(B2B)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다. 또한 O2O(Online to Offline) 기반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해 주문 시스템을 개선하며 운영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다.   

크린토피아는 JKL파트너스가 경영권을 가져온 뒤 뚜렷한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매출 795억원, 영업이익 42억원에서 2023년 각각 965억원, 119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매출 2797억원, 영업이익 31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0억원에서 244억원으로 뛰었다. 예상 매각가가 5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되는 만큼 JKL파트너스는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PEF 운용사뿐 아니라 국내 기업을 비롯한 전략적 투자자(SI)들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크린토피아는 27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 중인 국내 최대 세탁 프랜차이즈로 기존 세탁업체나 관련 업종 기업이 인수할 경우 점포 수 확대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크린토피아의 물류망과 가맹점 네트워크는 세탁이나 의류 관리뿐 아니라 생활 서비스 전반으로 사업을 넓히려는 기업에도 유용한 인프라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6월 중 주관사 선정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며 "매각 시점이 아예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