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KS인더스트리'가 유상증자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차세대 지능형 통신칩 개발 업체 '이엘엠시스템'이 유상증자 주금 납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지난 2월 주금 납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두 차례나 납입일이 연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KS인더스트리가 새 투자자 찾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S인더스트리는 최대주주인 이엘엠시스템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당초 2월14일 예정된 대금 납입일이 3월14일로 미뤄지더니 또 다시 5월14일로 연기된 탓이다.

앞서 이엘엠시스템은 50억원 규모의 KS인더스트리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 지위(지분율 7.72%)에 올랐다. 다만 최대주주 지위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이 완료돼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현재 KS인더스트리 이사회는 기존 경영진이 장악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유상증자 주금 납입이 늦어지면서 KS인더스트리의 신사업 추진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KS인더스트리는 자금 확보를 통해 기존 주사업인 해상크레인사업의 AI사업화 및 일본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AI 반도체사업 및 AI데이터센터 사업진출 등 대규모 신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었다.

애당초 코스닥 상장사 '브이티'가 KS인더스트리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려다가 단순 투자로 전략을 바꾼 이유도 이엘엠시스템의 참여를 고려한 결정이다. 그간 이엘엠시스템이 쌓아온 글로벌 기업들과 긴밀한 사업협력을 통해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엘엠시스템이 유상증자 주금을 납입할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S인더스트리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이엘엠시스템이 이미 두 차례나 납입을 미루면서 신뢰를 상당히 잃은 것 같다"며 "KS인더스트리 내부에서도 (납입이 될 거란) 확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엘엠시스템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일이 연기되면서 브이티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도 덩달아 미뤄지고 있다. 브이티는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이엘엠시스템 납입일 이후로 계속 미뤄왔다. 이엘엠시스템의 유증 납입 전 브이티 유증 납입이 먼저 이뤄지게 되면 짧은 기간 내 최대주주를 두 번이나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엘엠시스템의 유증 납입이 또 미뤄지면 브이티도 16일로 예정된 주금 납입일을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브이티는 이엘엠시스템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 여부를 지켜 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브이티가 예정대로 납입을 추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브이티가 주금 납입을 완료할 경우 KS인더스트리 지분을 9.2%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이엘엠시스템의 지분은 7.01%로 하락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엘엠시스템의 유상증자 주금 납입일이 또 다시 연기될 경우 KS인더스트리가 새 투자자 찾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주금 납입까지 기다려봐야겠지만 또 미뤄질 경우 새 투자자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로 시장에서는 KS인더스트리가 새 투자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