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가 올해 국내 사모펀드(PEF)·벤처캐피탈(VC) 블라인드펀드에 3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특히 PEF 출자의 경우 크레딧 부문으로 한정해 총 1000억원 가량을 배정할 예정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과기공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4월 중하순쯤 국내 PEF·VC 블라인드펀드 선정 공고를 개시할 예정이다. 출자규모는 총 3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작년 출자규모(2850억원)와 비교하면 소폭 확대된 금액이다.

작년 출자사업의 경우 8월에 착수한 것을 고려하면 사업 시기가 수개월 가량 앞당겨졌다. 산업은행·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기관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올해 초부터 출자사업을 시작하면서 과기공도 위탁운용사(GP) 선정에 속도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PEF 부문의 경우 크레딧 전략으로 한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과기공은 총 2곳의 GP를 선정해 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을 내려줄 계획으로 전해진다. 과기공이 국내 블라인드펀드에 크레딧 전략을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크레딧 전략은 대출채권,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아웃(경영권 이전) 딜과 비교해 기대 수익률은 낮아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작년부터 인수합병(M&A) 시장이 얼어붙어 대형 딜 가뭄이 이어지면서 기관 LP들 사이에서는 크레딧 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민연금(3500억원)·중소기업중앙회(1000억원)·군인공제회(900억원)·노란우산공제(1000억원) 등이 크레딧 펀드에 출자했다.

과기공 크레딧 전략 투자조건의 경우 작년 국민연금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성총액의 80% 이상을 크레딧 전략에 투자하는 구조다. 크레딧 투자에 대부분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대형 하우스 산하 크레딧 전문 운용사들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VC 부문의 경우 작년과 비슷하게 대형과 중형 리그로 구분해 자금을 출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과기공은 대형 리그에 600억원, 중형 리그에 450억원 등 총 1050억원을 배정했다. 당시 대형 리그에는 DSC인베스트먼트·IMM인베스트먼트가, 중형 리그에는 아주IB투자·LB인베스트먼트·H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선정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과기공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출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과기공은 해당 분야 200억원을 출자해 1곳의 GP를 선발했다. 올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출자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년대비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 과기공이 PEF·VC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PEF 부문의 경우 크레딧 전략으로 한정해 총 2곳의 GP를 선발, 1000억원을 내려줄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자규모는 잘 모르지만 올해도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출자를 계획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