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빗썸이 본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 전략의 전면 재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략적 투자 확대를 통해 3480억원 규모의 지분법 자산을 쌓았지만, 투자 대상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확보에는 실패했다. 시장에선 무분별한 투자보다는 수익성 기반의 선별적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부진한 투자에 대해선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빗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1618억원을 기록, 전년 243억원 대비 566%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이익 구조 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본업의 실적은 개선됐지만 자회사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빗썸의 지난해 지분법 투자자산 평가에서 41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손실인 258억원에 비해 손실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분법 손익은 기업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일정 비율 보유하고 있을 때, 그 회사의 순이익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을 의미한다. 즉 보유한 지분 비율만큼 그 회사의 순이익 또는 순손실을 자신의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이다.

빗썸은 최근 몇 년간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면서 지분법 적용 투자 규모를 3480억원까지 늘렸다. 그러나 투자한 주요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부진하면서 오히려 투자 부문 성과 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자문 및 컨설팅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시아에스테이트'의 경우 2023년 43억원에 지분법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41억원의 손실을 이어갔다. 이 외에도 지난해 ▲빗썸서비스(2억원) ▲비티씨아이제1호2021벤처투자조합(11억원) ▲로똔다(4억원) ▲BE UNBOND PTE. LTD(10억원) ▲빗썸나눔(11억원)이 지분법 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21년 자회사로 설립했던 가상자산 지갑 부리또 월렛 운영사 '로똔다'는 계속되는 영업손실로 지난해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싱가포르에 설립했던 익명 대학교 커뮤니티 앱 '켐퍼스' 운영사 'BE UNBOUND'도 같은 이유로 지난해 청산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특히 최근 빗썸의 투자 자산에서 지속적인 손실과 변동성이 확인됨에 따라, 무조건적인 투자 확대보다는 개별 투자 기업의 성과 평가를 통한 명확한 수익성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향후 빗썸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장기적 점검을 수행하고, 부진한 투자 자산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나 전략적 회수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빗썸의 전략적 투자가 단기 손실을 넘어 장기적 수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자를 지속하기에 앞서 투자 자산의 수익성을 철저히 평가하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빗썸은 기존 투자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고도화하고 있으며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 등을 반영한 투자 평가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수립해 나간다는 목표다.

빗썸 관계자는 "투자 기업별 사업 환경과 시장 전망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다양한 대응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