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엔켐과 중앙첨단소재의 합작법인(JV)인 이디엘(EDL)의 리튬염(LiPF6) 생산 공장이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인 가운데 오정강 엔켐 대표의 혜안이 주목된다. 전해액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리튬염은 중국이 90%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오 대표는 설립 당시부터 리튬염의 내재화를 계획하면서 몇 년 사이 불거진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서다. 엔켐은 한국에서 수직 계열화 숙련도를 키운 뒤 향후 북미에서 현지 생산까지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엔켐에 따르면 올해 말 엔켐과 중앙첨단소재의 합작법인인 이디엘의 리튬염 공장이 새만금에서 올해 12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공장동을 제외한 다른 건물들은 다 세워졌고 공장만 만들어지면 되는 상황이다.

리튬염은 전해액 원재료 가격의 5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다. 리튬염은 중국의 보유량이 90% 이상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의 원재료 수출 통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재화가 필수적이다.

일에서는 오정강 대표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오 대표는 리튬염 내재화가 전해액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설립 당시인 2013년부터 내재화를 계획했다. 다만 주요 리튬염 생산업체와 기술교류를 하고 최적의 설계 방법을 찾기 위해 현재까지 연기됐다. 이후 수직 계열화 시점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맞물리면서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FEOC 규제는 2026년까지로 2년 유예됐다. 2027년 1월 1일부터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제품들은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27년부터 규제가 시작되는 만큼 2026년 하반기부터는 비중국산 원재료가 납품돼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이 중국 외 리튬염 회사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디엘의 리튬염 케파(생산능력)는 1만톤이다. 리튬염 1만톤으로는 전해액 10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일단 10만톤을 내재화한 후 2027년까지 케파를 2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1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옆에 부지는 확보돼 있다.  

엔켐은 중국 리튬염 생산 회사의 지분을 확보해 기술 교류를 한 만큼 가격 경쟁력에 강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엔켐은 2022년 중국의 리튬염 생산업체인 다불다화학그룹의 자회사인 'DFD Yangfu New Materials(이하 DFD양푸)'사 지분 15.0%를 521억원에 취득했다. 중국 시다(Shida) 그룹의 공장 지분도 49%까지 확보해 꾸준한 기술 교류를 해왔다.

또한 대부분 EPC 라인으로 연결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공장이 설계돼 인력에 따른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어 향후 리튬염 공장을 북미 시장에서 설립할 계획을 수립 중이다. 중앙첨단소재는 이디엘이 엔켐아메리카와 미국 현지 리튬염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엔켐 관계자는 "전해액 중에서 원재료 가격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게 리튬염인데 중국이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어 자사는 설립 초기 때부터 수직 계열화를 준비해 왔다"며 "좋은 설계 방법을 찾기 위해 다불다, 시다 등과 기술 교류를 하며 양산 기술을 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며 "향후 한국에서 현지 생산으로 숙련이 된다면 북미 시장에서 현지 생산하려는 계획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