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가 지난해 실적 회복에 성공하며 대규모 주주환원에 나섰다. 주당 배당금은 600원으로 역대 최대치며, 배당 총액도 전년보다 20% 늘었다. 이는 흑자 전환과 순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 확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도 실적 상승세가 예상되면서 배당 규모가 더욱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테스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4년도 재무제표와 함께 보통주 1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주당 배당금과 배당 총액은 회사가 2008년 코스닥 상장 이후 지급한 배당 중 사상 최대 규모다. 2023년도 결산배당은 주당 500원을 집행했으며 배당 총액은 88억원이었다. 한해 만에 배당금 규모를 20% 늘린 셈이다.

테스는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경영실적과 투자재원, 재무구조, 시장상황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며, 적절한 수준의 배당을 통해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고자 노력한다'는 배당 정책을 세우고 있다. 배당의 재원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지만 실적 추이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배당 증액도 지난해 호실적을 반영한 결정이다. 테스가 이달 5일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서 공개한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회사의 매출은 2041억원으로, 전년보다 63.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85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순이익은 427억원으로 2623.8% 급증했다. 이는 업황 회복뿐 아니라 주요 고객사의 설비 투자가 확대된 덕분이다.

이에 대해 테스 관계자는 "배당과 관련해 공식적인 가이드는 없다"면서도 "실적이 개선되면서 배당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기준은 없지만 실적 상승에 따라 배당이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배당 증액 역시 실적 회복과 주주환원 기조를 고려한 주숭일 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설립된 테스는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2011년 결산배당을 처음 실시했다. 당시 주당 배당금은 80원이었으며, 2012년을 제외하고 2024년까지 12년 연속 배당을 지급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순이익 740억원)에는 주당 배당금이 560원으로 전년보다 110원 증가했으며, 배당 총액도 22.2% 늘어난 1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업황 악화로 실적이 곤두박질 쳤던 2023년에도 88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당시 회사는 전년 대비 59% 줄어든 14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5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순이익도 96.7% 급감했지만 배당금(주당 500원)과 배당 총액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책정했다.

이번 배당안이 이달 주총에서 통과되면 주숭일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총 27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22.8%에 달한다. 지분 17.38%로 최대주주인 주숭일 회장은 가장 많은 20억6112만원을 받는다. 이어 아내 백은영씨(1.28%)가 1억5193만원, 첫째 주재현 씨(0.7%)가 8259만원을 지급받는다.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둘째 주재영 사내이사(3.39%)는 4억188만원을 수령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테스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 이에 따른 배당 정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내다보는 테스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2890억원, 영업이익 493억원, 순이익 530억원이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41.6%, 28.1%, 24.1%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이어진다면 테스는 13년 연속 배당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시 한번 사상 최대 배당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