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국내 상장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가 청년미래펀드의 규모를 한 차례 더 키운다. 최초 결성 이후 두 차례 증액(멀티클로징)한 데 이어 4차 클로징(마감)이다. 회사는 향후 자금을 추가 확보해 1000억원 미만의 규모로 펀드 결성을 최종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11일 VC업계에 따르면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7월 결성한 '에이치비청년미래투자조합(청년미래펀드)'의 4차 유한책임투자자(LP) 모집을 완료한다. 회사는 오는 21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펀드 규모를 기존 396억원에서 746억원으로 키울 예정이다. 청년미래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는 이승문 상무가, 핵심운용인력은 김민성 팀장과 박하진 전무가 맡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멀티클로징에 과학기술인공제회와 군인공제회의 자금을 활용한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과기공, 같은 해 12월 군공 출자사업에서 VC부문 중형 이하 리그의 최종 위탁운용사(GP)로 낙점돼 각각 150억원, 200억원을 받았다. 당초 군인공제회는 동일 리그의 운용사당 출자 규모를 100억원 내외로 설정했으나 HB인베스트먼트의 실적 및 프레젠테이션(PT) 역량 등을 높이 평가해 200억원까지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 1차 정시 출자사업(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청년계정 청년창업 분야의 최종 GP로 선정돼 청년미래펀드의 결성 기회를 획득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모태펀드 출자금(150억원)을 포함해 최소 결성규모(250억원)를 넘어선 336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쳤다. 당시 HB인베스트먼트도 운용사 출자금(GP커밋)으로 50억원을 부담했다. 이후 회사는 지난해 8월 JB우리캐피탈로부터, 같은 해 10월 NH농협캐피탈로부터 각각 30억원을 출자 받아 3차 클로징까지 이끌어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4월 말까지 청년미래펀드의 규모를 1000억원 가까이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3일 공고한 신협중앙회 출자사업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펀드 규모를 최대 1000억원으로 제한한 건 과기공의 제안을 따른 결과다. 과기공 출자사업 공고에 따르면 VC부문 펀드의 최소 결성규모는 ▲중형 이하 리그 500억원 이상 800억원 이하 ▲대형 리그 800억원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HB인베스트먼트가 펀드 증액을 계속 성공하는 상황에서 과기공이 회사의 펀드레이징(자금 모집)을 무작정 막기란 어렵다"면서도 "사전 공지사항을 감안해 과기공은 HB인베스트먼트에 1000억원을 넘지 않는 선까지만 펀드를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회사가 청년미래펀드를 통해 투자한 기업은 7개로 총 투자금은 100억원이다. 청년창업 분야의 주목적 투자대상은 피투자대상의 대표가 만 39세 이하이거나 만 39세 이하 임직원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이다. 다만 HB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 주력해 투자를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7개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6곳이 AI, ICT, 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사업을 꾸리고 있는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미래펀드의 규모가 늘어난 만큼 올해 해당 투자조합을 이용한 투자 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멀티클로징을 끝낼 경우 HB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은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 기준 6908억원에서 7258억원으로 증가한다. 현재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벤처투자조합은 총 20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