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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난 해소 대안 '로봇주차' 부상
범찬희 기자
2025.01.30 08:10:19
방콕, '로봇주차 시스템' 적용…국내 상용화, 규제 막혀 '제자리 걸음'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셈페르엠의 엠피시스템이 적용된 로봇주차장. (제공=셈페르엠)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국내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로봇주차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로봇주차가 주차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높은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아직 상용화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규제에 가로 막힌 로봇주차…해외에선 주차난 대안으로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봇주차를 활용해 주차난을 해소한 대표적인 나라로는 태국이 꼽힌다.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세계적 악명을 떨쳐 온 태국의 수도 방콕은 로봇주차 솔루션을 도입해 성공한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태국은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로봇주차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주차 공간 확보, 주차장 층간 높이 등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로봇주차가 규제의 틀에 갇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태국에서는 자율성을 기반으로 대도심 주차난 해소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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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주차는 일종의 로봇을 활용한 발레파킹(대리주차)이다. 입차부터 출차까지 전 과정에 걸쳐 무인주차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로봇주차는 운전자가 직접 차를 운전해 주차하는 기계식 주차장 대비 주차면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국은 도심 내 부족한 주차 공간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건물 면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딜리버리 시스템(Delivery System)과 결합한 높이 99㎜의 얇은 두께의 로봇이 자유롭게 수직·수평 이동하면서 좁은 공간까지 촘촘하게 주차할 수 있다. 3t 중량의 차량도 손쉽게 들어 올려 빠르게 이동한다. 특히 층간 이동은 물론 병렬 주차도 가능해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아도 주차 대수를 늘릴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셈페르엠의 엠피시스템이 적용된 로봇주차장. (제공=셈페르엠)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차량을 입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도 방지할 수 있다. 기계식 주차장에서 추락 등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과 비교해 사고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만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세단을 비롯해 스포츠유틸리티(SUV), 벤 등 모든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이 같은 장점에 주목해 방콕 랜드마크에서도 로봇주차를 도입했다. 방콕의 쇼핑센터로 잘 알려진 '위즈덤101(Whizdom 101)'에는 국내 스타트업 셈페르엠의 로봇주차(오토발렛파킹) 기술인 엠피시스템(MPSystem)이 적용돼 있다. 2022년 9월부터 총 690대 규모의 로봇주차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지하 1층에만 기존 자주식 주차장이 설치돼 있고, 나머지 층에선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주차가 이뤄진다. 특히 자체 개발된 프로그램을 통해 '1신호 1출고'가 아닌 다수 신호에 모두 반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량 출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음 순서의 차량이 미리 출고를 대기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처리가 가능하다. 실제 2분30초가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차량 출차가 이뤄진다. 아울러 별도의 통제실(Control Room)을 통해 내·외부 CCTV 관제를 비롯해 시스템 에러 등을 감지할 수도 있다.


엠피시스템 적용 후 현장에서는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간 효율성에 안전은 물론 관리 편의성까지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입·출고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회전 감소에 따른 에너지 절약, 안전사고 원천 차단 등 여러 장점 덕분에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 셈페르엠의 엠피시스템이 적용된 로봇주차장. (제공=셈페르엠)

주거시설에도 '로봇주차 일상화'가 자리잡은 모습이다. 방콕의 주거시설인 '하이드 수쿰빗(Hyde Sukhumvit 11)'에는 총 198대 규모의 엠피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곳은 좁은 대지에 상대적으로 많은 주차 대수를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차량 주차 공간인 차실의 높이도 낮다. 필수 소방시설인 스프링클러를 제외하고는 주차를 위한 공간 확보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굴착 심도(깊이)를 낮출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굴착 심도는 줄이는 동시에 주차 대수를 확연히 늘리고 더욱 빠른 속도로 입·출고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최소한의 설비로 로봇주차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기계식 주차장'에 묶인 로봇주차…별도 규정 마련 시급


방콕의 사례와 달리 현재 국내에서는 로봇주차의 주거시설 적용이 어렵다. 로봇주차는 기존 기계식 주차장치의 안전기준 및 검사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고 있어서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제6조의2)에 따르면 공동주택에는 기계식 주차장을 설치할 수 없다. 로봇주차를 위한 별도의 규정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기계식 주차장 규정에 덧씌운 셈이다. 주차난을 해소해 줄 로봇주차 솔루션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봇주차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규제 장벽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해외에선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혁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국 등 해외에선 건축물 관리법 등을 통해 로봇주차 관련 규정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며 "그러나 국내에선 기존 제도가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중점 육성이 필요한 미래전략산업 중 하나로 로봇을 꼽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로봇을 활용한 산업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로봇 시대에 걸맞은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로봇 분야 전문가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새로운 기술의 변화와 흐름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로봇 기술 시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 규제를 바꾸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로봇 기술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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