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HLB제약이 외형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들에 특정 품목의 처방액만큼 수수료를 지급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 동일 성분 제품이 대거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LB제약은 최근 CSO들에 고혈압 및 치매 치료제 '니세론정'(성분명 니세르골린)과 급성 기관지염 치료제 '움카비정'(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11%에탄올건조엑스)에 대해 '100대 100'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프로모션 기간은 1월부터 오는 3월까지다. 

100대 100은 처방액이 1만원일 경우 CSO에 1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정 기간 제약사가 원재료비 및 인건비 등을 손해 보더라도 제품의 시장 공략을 위해 종종 활용되는 영업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가장 많이 허가받은 복제약(제넥릭) 성분은 '니세르골린'으로 40개가 넘는 품목이 승인을 획득했다. 니세르골린이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대체할 성분으로 부상하며 여러 제약사들이 앞다퉈 제품 발매에 나선 까닭이다. 니세론정은 작년 2월 허가를 받았다. 니세론정 30mg 제품은 일차성 퇴행성 혈관치매 및 복합성치매와 관련된 치매증후군의 일차적 치료에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회사는 오는 6월까지 신규 거래에 있어 17개 품목에 수수료 10% 가산, 9개 품목에 5% 가산 정책을 시행한다. 10% 가산 품목은 ▲뇌전증 치료제 '씨트펜틴캡슐'(2함량) ▲진해거담제 '뮤트린캡슐' ▲고혈압 치료제 '씨트포지정'(3함량)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씨트로신서방정'(2함량) ▲관상동맥 치료제 '클로피렌정'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오메정'(2함량)　▲고지혈증 치료제 '로바스토정'(3함량) ▲동맥순환장애 치료제 '쿨징코정' ▲해열‧진통‧소염제 '마이티셋정' ▲마이티셋미세정 등이다. 

5% 가산 제품에는 ▲천식 치료제 '몬테롤정' ▲천식 치료제 '몬테롤츄정'(2함량) ▲위장장애 치료제 '파모트리정' ▲고지혈증 치료제 '피타스토정' ▲혈액 및 체액용약 '사포엔정' ▲혈액응고 저지제 자렐비정(3함량) 등이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매출 증대를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 정책을 수립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아지면 지급수수료 등이 늘어나 수익성이 낮아지지만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매출 증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약사의 과도한 수수료 지급이 CSO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위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100대 100처럼 공격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걸 보면 회사가 니세론정과 움카비정 판매에 사활을 건 것"이라며 "한 번 처방이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유지되는 의약품의 특성상 초기 시장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모션은 비정기적인 판촉 행사로 호흡기계 제품군의 자사 전환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시장 확대를 위한 목적"이라며 "일부 제품의 경우 과다 재고 소진을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CSO의 CP 위반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이라며 "최근 CSO 신고제,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공개 등 더 높은 수준의 CP가 필요한 만큼 올해부터 전문 컴플라이언스팀 운영을 통해 내‧외부 관리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