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강한 변동성을 보였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를 되찾아 가고 있어 관심을 끈다. 

4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비트코인 시세는 1억35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두 거래소에서 518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해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3일 오후 10시를 전후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으로 엄청난 변동성을 겪었다.

비트코인은 계엄 선포이후 30분만에 30% 이상 가격이 빠지며 업비트 기준 1억3500만원선에서 8800마원선까지 폭락했다.

이더리움도 업비트 기준 계엄 선포전 500만원대에 거래된 것이 20분만에 312만원까지 하락했다. 순식간에 38%가량 하락한 것이다.

계엄이 선포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투매를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단시간에 대량의 물량이 나오면서 국내 거래소는 물론 해외 거래소까지 과도한 트래픽으로 서비스 불안정 현상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계엄빔'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가격 하락은 짧은 순간이었다. 20여분만에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1억3000만원대도 복귀 했다. 이후 소폭의 등락이 있었지만 1억3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도 10여분만에 470~490만원대로 회복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새벽 1시경 490만원대로 소폭 하락한 수준으로 가격을 유지했다. 계엄령이 해제된 오전 4시30분 이후에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520만원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다.

계엄선포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제자리를 찾은 것은 가상자산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은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다. 때문에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와 시세가 빠르게 연동된다. 국내 정세 불안으로 과도하게 빠진 가격과 비교해 해외 거래소 가격에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대거 저가 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해외 거래소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로 대거 자금을 이동해 매수를 한 것도 한몫을 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비상계엄 선포 한 시간 동안 업비트로 1억6300만달러(약 2304억6570만원) 이상의 USDT가 이체됐다. 해외 거래소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다른 코인들이 급락하자 업비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를 매수하기 위해 USDT를 입금한 것이다.

또한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정세 불안에 가상자산이 원화보다 안전할 수 있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5년여간 가상자산에 투자를 해온 한 투자자는 "국내 전시 상황이나 기타 상황이 닥쳤을 때 과연 원화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안전한지 가상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안전한 지를 잠시 고민했다"며 "원화보다는 가상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판단에 계엄 소식을 접하고 바로 원화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안전한 가상자산을 매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