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조끼처럼 입기만 해도 산업 현장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주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가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 기술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로보틱스랩은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해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 보행 약자의 재활을 돕는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도 개발 중이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직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착용 로봇"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내년 상반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근로자 고령화로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자수는 점점 늘어나는 만큼 산업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자 엑스블 숄더를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엑스블 숄더 제품의 총 무게는 약 1.9kg로 구성됐으며 무동력 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다. 어깨 관절을 굽히고 펴는 각도를 0°~180°까지 구현해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양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다.

엑스블 숄더 라인업은 '기본형'과 '조절형'으로 구성됐다. 기본형은 자세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하는 작업에서 범용 사용이 가능하고 사용자에게 최대 2.9kg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조절형은 동일 자세를 반복하는 작업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작업 자세에 맞게 최대 토크를 얻을 수 있는 각도(75°~120°)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고 최대 3.7kg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현대차·기아는 엑스블 숄더 사업화 차원에서 자사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를 비롯해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분야로 판매처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오는 2026년에는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매 희망 기업은 이날부터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에서 문의 및 상담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로보틱스랩에서는 '엑스블 숄더 통합 컨설팅'을 제공해 엑스블 숄더 도입 여부를 고민하는 기업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모션센서에 기반해 작업자의 실제 동작을 측정하고 인체모델 동역학 분석을 통해 작업 중 근육과 관절 부하를 수치화해 제시한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팀장은 "향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보다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산업 안전 솔루션을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