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에 투자한 펀드를 만기 연장했다. 해당 펀드를 비롯해 7개 펀드에서 총 504억원을 투자한 가운데 취득가 보다 낮은 주가로 인해 내달 만기 예정인 펀드들도 청산 연장이 확실시 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소재부품투자펀드2014-3호(이하 소재부품2014-3호)가 만기일을 1년 연장했다. 내달 만기일이 도래하는 스마일게이트녹색성장1호펀드(이하 녹색성장1호)와 2017KIF-스마일게이트싱귤래리티투자조합(이하 싱귤래리티)도 청산 연장에 무게가 실린다. 피투자기업인 디앤디파마텍의 주가가 부진한 탓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디앤디파마텍에 투자한 펀드는 7개로 이들 중 ▲소재부품 ▲싱귤래리티 ▲스마일게이트팔로우온(Follow-on)투자펀드(이하 팔로우온) ▲스마일게이트패스파인더펀드(이하 패스파인더) ▲스마일게이트바이오산업펀드2호(이하 바이오2호) 등 5개는 공모가 3만3000원보다 1만4300원 가량 높은 4만7278원에 주식을 취득했다. 이들 펀드의 투자금 합계액은 466억원으로 전체 투자금의 93%에 달한다.

취득가가 높은 탓에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보호예수 기간인 3개월 이후 전체 주식의 40%를 회수했다. 거래는 5월, 7월, 9월에 이뤄졌으며 127만4619주(12.2%) 중 50만9851주(4.88%)를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펀드는 손실이 발생했다. 총 11차례의 장내외 매도 중 취득가가 높은 5개 펀드는 상장 당일인 5월 2일을 제외하곤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5개 펀드의 손실액 합계는 약 45억원이다. 다만 ▲스마일게이트화통아진펀드(이하 화통아진) ▲녹색성장1호의 경우 주당 취득가가 낮게 설정돼 엑시트 과정에서 3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펀드들은 이미 청산을 연기했거나 1년 이내 청산을 앞두고 있다. 소재부품 외에도 바이오2호와 화통아진이 만기를 1년 연장해 각각 내년 4월 21일과 7월 28일에 청산한다. 녹색성장1호와 싱귤래리티는 내달 12일과 28일, 팔로우온은 내년 2월 9일에 만기 예정이다. 패스파인더(2026년 12월 27일 만기)를 제외하면 모두 1년 남짓 동안 엑시트를 완료해야 한다. 

20일 종가 기준 디앤디파마텍의 주가는 3만4050원이다. 잔여지분을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약 260억원의 가치를 가진다. 지분 40%를 매각해 회수한 194억원을 합산해도 원금에 50억원 모자라다. 엑시트 성공을 위해선 주어진 시간동안 주가가 반등해야만 한다.

현재 디앤디파마텍은 세미글루타이드(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GLP-1 유사체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GLP-1의 식욕 억제 기전에 착안한 약물로 자연 분비되는 GLP-1 보다 체내 지속 시간이 길어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대표적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주사 제형의 단점을 극복한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경구용 비만치료제는 알약 형태로 주사제형에 비해 보관과 복용이 용이해 비만치료제 대중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지난해 5월 임상 3상을 통과하는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후발주자인 디앤디파마텍은 최근 자체 개발 중인 DD02S를 미국 바이오기업 멧세라에 기술 수출했다. 멧세라는 연내 DD02S에 대한 임상 1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통상 신약개발사는 임상시험 결과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때문에 디앤디파마텍이 향후 1~2년 내로 임상 1상을 통과해야만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엑시트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원금 회수를 위한 목표 주가는 4만430원이다. 전일 종가 대비 18% 이상 오른 가격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금의 40%를 선제적으로 매각했다"며 "잔여 물량에 대해선 디앤디파마텍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장기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