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스마일게이트소재부품투자펀드2014-3호(이하 소재부품펀드)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만기일을 연장했다. 15억원을 투자한 원료의약품 제조사 엠에프씨의 스팩 상장이 스팩주 약세로 난항을 겪다 최근 합병 승인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소재부품펀드는 일부 투자기업의 투자금 회수 지연으로 연내 청산이 어려워졌다. 지난 2014년 결성한 소재부품펀드는 모태펀드에서 출자받은 10억을 포함해 300억원 규모의 자펀드로 지난 6일 만기가 도래했다.

대표펀드매니저는 포항공대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이종호 상무가 맡고 있다. 성과보수 지급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7%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원료의약품 제조사 엠에프씨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조사 인벤티지랩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사 디앤디파마텍이다.

이들 기업 중 투자금 회수에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은 엠에프씨다. 엠에프씨는 고지혈증치료제 원료에 쓰이는 핵심 소재를 대량 생산하는 회사로 생산라인 증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일반공모 대신 하나금융21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을 노렸으나 스팩 주가 약세로 합병 절차가 미뤄졌다.

엠에프씨는 의무보호 물량을 늘려 스팩주주들이 느끼는 오버행 불안을 해소했다. 합병비율도 조정해 스팩주주에게 배정하는 주식 수를 늘렸다. 그 결과 합병 승인에 대한 임시주주총회일인 7일 스팩주 주가는 2035원을 간신히 2000원대를 지켰다. 피합병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2126원에 하회했지만 주주들은 합병을 승인했다.

소재부품펀드는 지난 2017년 엠에프씨에 15억원을 투자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취득했다. 현재 보통주로 전환된 16만 7727주(2.2%)는 상장 후 1개월 간 거래가 제한된다. 합병 기일은 12월 10일, 신주상장일은 12월 26일로 내년 1월 말 이후에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디앤디파마텍 투자금 회수도 진행 중에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의 식욕 억제 기전에 착안해 체내 지속 시간을 늘린 GLP-1 유사체를 바탕으로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소재부품펀드는 이 회사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5월 디앤디파마텍의 코스닥 상장 이후 장내외 매도로 현재까지 3억원을 회수했으며 1만1606주(0.1%)를 보유하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잔여 지분 가치는 4억원 수준이다.

투자금 회수를 마친 포트폴리오도 있다. 인벤티지랩은 생분해성 고분자 화합물에 약물을 합성해 인체에 1~6개월 간 장기 흡수되는 주사제를 개발하는 곳이다. 소재부품펀드는 이 회사에 30억원을 투자해 208억원을 회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만기 연장 등은 사전에 모든 LP의 동의를 얻어 진행한다"며 "연장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은 각 펀드마다 상이하다"고 전했다.

스마일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엠에프씨 투자금은 이미 장외거래를 통해 상당 부분을 회수했다"며 "해당 펀드는 인벤티지랩, 엔켐 등 우량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IRR 7%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