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을 5.34% 추가 확보함에 따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이사진 추가 선임을 통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방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주주총회 승인 문턱을 넘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영풍이 꾸릴 이사회 규모에 따라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이 임시주주총회 직전 사임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현재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등 총 13명으로 이사진이 꾸려져 있다. 이중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12명이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 전해진다. 이에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이른 시일 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 신규 사내·외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더욱이 고려아연 정관에 사외이사 규모에 대한 제한이 없는 만큼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최소 6명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12명의 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방식으로 이사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이사회 점령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사외이사 선임은 전체 주주의 4분의 1이 출석한 가운데 출석 과반이 동의하면 통과되는 일반결의 사항인 만큼 최 회장 측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제안 후보 규모에 맞춰 신규 이사를 선임할 경우 보드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외에 차선책으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신규 선임을 위해 추천하는 사외이사 규모에 따라 최 회장 측 사외이사가 사임하는 방식으로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상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 두도록 규제하고 있는 만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선임하는 사외이사 규모에 따라 이사회 구성 요건을 미달시킬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신규 사외이사 6명을 포함한 12인을 추천할 경우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 2명이 사임하면 이사회 구성을 지연시킬 수 있다. 총 이사는 23명이지만 사외이사는 11명으로 과반을 넘지 않는 까닭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사외이사 추천수가 7명인 경우 기존 사외이사 4명이 사임하면, 총 이사 수 21명 대비 사외이사 수가 10명에 그쳐 과반을 밑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법 요건에 미달해 새로 구성된 이사회의 적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최윤범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 사이에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며 "양측의 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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