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이씨의 외부감사인인 동현회계법인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핵심 감사사항으로 '수익 인식(매출액)'을 꼽았다. 핵심 감사사항(KAM, Key Audit Matters)은 외부감사인이 감사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항들을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것을 뜻한다. 

수익 인식이 핵심 감사사항으로 평가됐다는 것은 브이씨의 수익 인식 시점이나 방식에 대해 문제소지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동현회계법인은 브이씨 수익 인식 방식과 관련해 "고객과의 계약 및 조건에 따라 다양한 수행의무가 존재하고 각 재화나 용역의 통제 이전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판단의 오류 등에 따른 수익 과대계상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브이씨가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과대 인식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브이씨는 전국 체인을 갖춘 대형 유통망이나 600여개의 오프라인 판매거래처 등 B2B 판매 경로를 갖추고 있다. 또한 주요 오픈마켓이나 온라인 자사몰을 통한 B2C 방식으로도 판매한다. 제품군은 ▲거리측정기 ▲론치모니터 ▲골프 시뮬레이터 VSE 등이다. 

브이씨는 연구개발(R&D)과 신제품 기획, 마케팅을 담당하고 생산은 전량 외주를 통해 진행한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들을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골프 관련 IT 기기들을 대형 유통망에 넘길 때 납품 물량에 대해 매출을 미리 인식하는 방식 등으로 과대계상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 공인회계사는 "브이씨가 제품 100대를 골프 전문 쇼핑몰에 넘긴다고 치면 실제 고객에게 제품이 팔리면 정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중간 유통업체에 넘길 때 수익 전부를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브이씨가 보유한 매출채권이 불량채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재고를 둘러싸고 제조사와 유통사 간 이견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이씨와 온오프라인 판매처는 '특약매입' 형태로 서로 거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약매입은 유통사가 상품을 외상 매입해 판매하고 판매가격 중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뒤 나머지를 납품대금으로 지급하는 거래 형태다.

이를 감안하면 브이씨는 유통사에 물건을 넘길 때 고객에게 실제 팔리기 전 물량에 대해서도 수익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실제로 발생한 시점보다 앞당겨 인식하거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수익을 계상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외부감사인은 이러한 과대계상 오류 가능성과 관련해 외부확인 절차도 거치고 있다. 동현회계법인은 "수익 인식에 대응되는 매출채권에 대해 표본추출 방식을 이용한 외부조회 확인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본추출 방식은 브이씨 매출채권의 일부만을 무작위로 선택해 검토하는 방식이다. 외부조회는 감사인이 회사의 고객이나 거래처에 직접 연락해 실제 매출이 발생했는지, 아직 미수로 남아있는 금액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가 허위로 수익을 인식했거나 과대계상한 부분이 없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현회계법인은 브이씨 감사를 맡은 2022년부터 수익인식 부분을 매년 핵심 감사사항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직 중대한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외부감사인은 과대계상 방지를 위해 수익 인식 시점에 대한 경영진의 판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딜사이트는 과대계상 위험 관련 브이씨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