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재편 차원에서 추진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계획을 철회했다. 양사 합병계획을 두고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부정적 여론에 부담감을 느낀 두산그룹이 포괄적 주식교환 합병안을 철회한 것으로 폴이된다. 

29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그룹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양사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는 "양사의 포괄적 주식교환의 필요성 및 적절성과 관련한 주주 설득 및 시장 소통 등의 노력에도 여전히 주주 및 시장의 부정적 의견이 강한 상황"이라며 "회사의 정책·기조, 기관투자자의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시점에서는 본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였는 바, 두산밥캣㈜와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계획을 철회하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폐지 시키려던 계획이 없던 일이 된다. 

이번 결정은 앞서 금융감독원이 양사 합병안에 제동을 걸며 두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자 두산 측이 부담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양사 합병안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 권익이 훼손됐다는 부정적 여론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감독원까지 압박하자 두산이 한발 물러난 것이다. 

다만 양사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간 분할 합병은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간 합병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날 양사는 각각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개편 방향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주주 분들 및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추진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추후, 시장과의 소통 및 제도개선 내용에 따라 사업구조 개편을 다시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양사 간 시너지를 위한 방안을 계속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금융당국의 정정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시장 의견 등을 수렴해 주주총회 등 추진 일정을 재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