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업이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요동치고 있다. 여행업계 1위 기업인 하나투어가 4년 만에 사모펀드 운영사 IMM프라이빗에쿼티 품을 떠나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모두투어는 온라인여행플랫폼(OTA) 강자 '야놀자'와 지분관계로 얽히면서 때아닌 인수합병(M&A)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행업계 양대 산맥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향후 경영판도와 함께 양사가 코로나발 경영위기를 교훈 삼아 재도약할 수 있을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여행업계 1위 기업인 하나투어가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된 지 4년여 만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하나투어의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지금이 '매각 적기'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행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던 코로나19를 계기로 하나투어의 인수 매력이 낮아졌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하나투어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했던 호텔·면세업 등을 정리한 대목도 아쉬움을 남긴다는 평가다.
◆ IMM PE, 하나투어 지분 인수 4년 만에 엑시트 시동
1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하나투어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하모니아1호유한회사가 2020년 2월 하나투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지분율 16.67%)로 올라선 지 4년여 만이다. 하모니아1호유한회사는 IMM PE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약 1289억원을 투입해 하나투어 주식 232만3000주를 매입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와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 권희석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총 27.7%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하나투어 지분을 5% 이상 지닌 주요 주주로는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와 박상환 회장, 국민연금공단(5.39%)이 이름을 올렸다. 하나투어의 소액주주 지분 비중은 65.91%다.
하나투어 매각 가격은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7일 종가(5만9000원) 기준 하나투어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약 26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약 788억원)를 더해 계산한 값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가에 웃돈을 붙여 받는 일종의 권리금을 가리킨다.
하나투어가 지난해 세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반등에 성공한 만큼 매각 작업에도 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2023년 하나투어 연간 매출액은 4116억1160만원으로, 전년 동기 1149억6946만원 대비 258% 급증했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나투어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실적을 넘어서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4년 하나투어의 연간 매출 추정치는 약 7014억원으로 2019년(6146억232만원)과 비교했을 때 14% 늘어난 수치다.
◆ "코로나19 이후 하나투어 인수 매력 떨어졌다" 목소리도
일각에서는 하나투어의 경영권 매각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뿌리 깊게 박히면서 하나투어 인수 매력도 반감됐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현재 하나투어 인수 후보군으로는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와 일부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등이 거론된다.
앞서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연 매출(1095억7161만원)이 1000억원대로 급감한 데 이어 2021년(402억5828만원)에는 매출 규모가 4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IMM PE도 한때 하나투어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맞물려 투자금 회수를 고민하는 처지에 내몰리기도 했다. IMM PE가 하나투어 최대주주로 오른 직후인 2020년 3월 하나투어 주가가 2만원대로 폭락한 바 있다.
하나투어는 당시 경영난에 직면하자 신사업을 접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하나투어는 2020년과 2022년 각각 SM면세점과 마크호텔 사업을 중단했다. 하나투어는 이전까지 서울 시내와 인천국제공항 입·출국장에서 면세점을 운영했다. 자회사 마크호텔을 통해서는 '티마크 그랜드호텔', '티마크호텔 명동 호텔'을 운영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를 겪는 동안 대외적으로 여행산업이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인식이 형성됐다"며 "여행사들이 재정 능력을 갖춘 기업들의 단골 인수 후보로 오르내렸던 코로나 이전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투어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명목으로 면세점과 호텔사업을 정리한 결과 이제는 본업인 여행업만 갖고 승부를 봐야한다"며 "본업만 갖고 가기에는 향후 수익성이나 기업 경쟁력을 담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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