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광고 계약 종료 등으로 송출 수수료가 감소한 상황에서 영업비용마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력 사업인 엘리베이터TV를 설치하기 위해 임차한 공간의 사용권자산상각비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비용 확대를 이끌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영업수익 699억원, 영업손실 66억원, 순손실 1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734억원) 4.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9년 5억원 ▲2020년 67억원 ▲2021년 114억원 ▲2022년 151억원으로 지난 5년 간 꾸준히 확대돼 왔다.

작년 말 기준 이 회사의 영업수익 가운데 97.7%의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 송출 수수료가 감소하면서 외형이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주력 사업은 아파트, 오피스 등의 엘리베이터 내에 TV를 설치해 광고를 송출하고 광고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지난해 포커스미디어코리아의 광고송출용역은 683억원으로 전년 대비(719억원) 5.1% 감소했다.

주력 사업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영업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이 회사의 영업비용은 765억원으로 전년 대비(583억원) 31.2% 확대됐다. 특히 전체 영업비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용권자산상각비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비용 확대를 이끌었다. 2022년 150억원 가량이던 이 회사의 사용권자산상각비는 지난해 283억원으로 89.2% 급증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외주 제작을 하는 일반적인 광고업과 다르게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을 임차해 TV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이때 승강기 내외부 공간의 임차권을 사용권 자산으로 인식하고 계약기간에 걸쳐 정액법으로 이를 상각, 비용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리스 관련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그간 지급임차료 비용으로 처리하던 것을 사용권 자산 항목에 반영한 것이다.

문제는 엘리베이터TV 설치를 위한 임차계약이 늘어날수록 이 회사가 인식하는 사용권자산상각비도 확대된다는 점이다. 실제 2019년 48억원에 불과했던 사용권자산상각비는 이듬해 70억원으로 47.1% 증가하더니 ▲2021년 108억원 ▲2022년 150억원 ▲2023년 283억원 순으로 연평균 57.1%씩 늘어났다. 사용권자산상각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7%에서 지난해 37%로 4년 만에 20%p 상승했다.

이 회사의 엘리베이터TV 임차 계약은 통상 3~5년이다. 계약이 만료된 후 재계약 시 아파트 측에서 임차료를 올릴 경우 사용권자산상각비도 늘어나게 된다. 코로나 기간(2020~2022년) 포커스미디어코리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추후 1~3년 내 뒤 재계약 시즌이 도래하면 해당 비용이 더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이 회사는 전국 5767개 아파트 단지 내 총 8만1520대의 엘리베이터TV를 설치했다.

결국 임차료 증가분만큼 광고 단가를 올려 광고주에게 비용을 전가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몇몇 기업에서 광고 계약을 끊으면서 외형이 축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고 단가마저 올릴 경우 외형 축소가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 실제 최근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의 광고 계약을 해지한 기업들 역시 광고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