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일본 도요타그룹의 한국법인인 한국도요타자동차(도요타·렉서스)가 '판매와 서비스는 하나'라는 목표 아래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도요타가 이달 초 개관한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 중인 도요타의 미래 비전에 맞춰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다. 소비자 접점과 맞물려 있는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교육이 진행된다.

지난 12일 방문한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연면적 1507㎡(대지면적 1916㎡),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전신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도요타 트레이닝 센터'다. 하지만 해당 트레이닝 센터가 2006년 지어진 만큼 노후화된 데다 미래 모빌리티에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교육 공간이 부족한 만큼 이전이 불가피했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4층의 '판금도장(BP) 및 밸류체인(VC) 교육장'이다. BP 및 VC 교육장에서는 바디 얼라이먼트(프레임 얼라이먼트)를 측정하고 교정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돼 있다. 사고차의 경우 패널과 휠하우스, 프레임 등의 손상이 불가피한 만큼 얼라이먼트를 정교하게 교정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해당 바디 얼라이먼트 설비는 차종과 관계없이 차체 치수에 맞춰 정교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이 곳에는 인증 증고차를 진단·평가할 수 있는 판금 리프트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디테일링과 폴리싱, 페인팅 교육도 진행된다. 흰색과 주황색의 일자 조명이 균일하게 배치돼 한층 정교한 교육이 가능하다. 바닥에는 세차와 디테일링을 위한 배수 시설도 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는 바디를 코딩하는 디테일링 등으로 차량에 때가 덜 묻고 세차 횟수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친환경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페인팅 교육장이다. 차량 표면에 바르는 페인트의 경우 정교하고 균일하게 분사해야 하는 만큼 숙련도가 필수다. 하지만 냄새가 심한 데다 1급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확물(VOC)이 발생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에 설치된 도장 교육용 페인트 시뮬레이터는 연습용 차체에 실제 페인트가 아닌, 물과 공기만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방지한다. 공기와 물을 분사하는 스프레이건에는 12개의 센서가 탑재돼 있다. 연습용 차체 오른편의 모니터에서는 실습자의 자세를 추적하고 분사 각도와 거리, 속도 등의 균일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점수가 나온다. 특히 물 스프레이 자체는 무색이지만, 실습자는 빨강색과 파란색, 노란색 등 가상의 페인트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실제 페인트가 도포되는 것처럼 눈에 보이기 때문에 교육이 한층 수월하다.

일반 정비 교육이 이뤄지는 3층은 미래 대비를 위해 전동화 차량 전용 스톨이 설치돼 있다. 전기차의 경우 하부에 배터리가 배치돼 있어 하부에서 차량을 들어 올릴 수 없어서다. 이 외에도 배터리 탈착기와 배터리 충·방전기 등의 장비가 마련돼 있어 모든 전동화 차량에 관련된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다.

2층에서는 서비스와 세일즈 관련 교육이 이뤄진다. 지난해 발표된 도요타의 신체제인 '계승과 진화'를 주제로 꾸며진 점이 특징이다. 계승의 관점에서 '행복의 양산'으로 대표되는 도요타의 기업 철학과 도요타 생산 시스템(TPS), '도요타 웨이' 등의 행동 규범을 익힐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진화의 관점에서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과 탄소 중립, 모빌리티의 가치 확장 등 도요타의 미래 방침이 강조됐다.

리사이클을 활용한 인테리어로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점은 독특했다. 2층 한쪽 벽에는 총 658개의 도요타·렉서스 미니카로 꾸며진 아트월이 인상적이었는데, 전국 한국도요타 임직원과 딜러들이 기부한 것이다. 또 스프링코일을 활용한 책꽂이와 브레이크 디스크로 만든 시계, 유성 기어로 수놓아진 테이블, 촉매를 가공한 꽃병 등 약 60여개 소품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여기에는 렉서스 크리에이티브 마스터즈인 박정근 작가, 권중모 작가 등 전문 공예 작가와 협업해 만든 작품도 포함됐다.

써킷을 본 딴 1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벽면에 적힌 '더 좋은 차를 만들자'(Let's make ever-better cars)는 도요타의 기업 이념이다. 이와 함께 도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과 관련된 모터스포츠 요소들이 여러 벽면을 차지하며 '한계를 뛰어넘자'는 기업 정신을 드러낸다. 이곳에는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과 60여석 규모의 좌석이 마련돼 대규모 강연 장소로 쓰일 예정이다.

노찬동 한국도요타 부장은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모빌리티 컴퍼니를 대비해 도요타 다운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특히 한국도요타자동차 임직원과 딜러 모두가 함께 만든 이 곳은 교육 장소를 넘어선 또 하나의 브랜드 공간이자, 지역 내 커뮤니케이션 활동 장소인 '베스트 인 타운'(Best-In-Town)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요타와 렉서스는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3 연례 자동차 기획 조사'에서 각각 판매 서비스 만족도(SSI), AS 만족도(CSI) 부문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도요타가 2년 연속 1위에 오른 판매 서비스 만족도 부문은 신차 구입 1년 이내 소비자들의 전시장, 영업사원, 판매 과정, 판매 후 고객 관리 등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다. 렉서스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AS 만족도 부문은 최근 1년 간 공식 서비스 센터를 이용한 소비자 평가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