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하나투어는 최근 몇 년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온라인여행사(OTA) 출범으로 출혈경쟁이 심화된 데다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사태 등으로 해외 패키지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2020년부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보냈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도리어 기회로 삼았다.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신규 기업이미지(CI)를 선보였고, 상징 컬러와 로고를 교체하며 새롭게 단장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달라진 여행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면 오프라인 중심의 패키지 상품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하나투어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하나투어가 성공적으로 체질 개선을 단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온라인본부의 역할이 주효했다. 이대훈 하나투어 온라인본부장은 23일 딜사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온라인본부는 하나투어의 미래를 담당하는 조직"라며 "창립 30주년이었던 지난해 공표한 것처럼 하나투어가 시장 점유율 35%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하나투어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은.

▲여행업계는 최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장이 가장 급격하게 전환되는 곳이다. 하나투어는 오프라인 대리점 중심의 영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오프라인 역량은 이미 검증돼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온라인의 경쟁력을 더한다면 앞으로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고객 관점에서의 상품 소싱과 판매, 여행레저의 유통과 영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나투어의 온라인 사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온라인본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인지.

▲하나투어 온라인본부에는 100여명이 근무 중이며 하나투어닷컴과 모바일 앱의 판매, 서비스 기획, 콘텐츠 제작 및 운영 등을 담당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론칭한 라이브 커머스 '하나LIVE'는 현재 하나투어의 대표 온라인 커머스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챗GPT 기반 인공지능(AI) 채팅 서비스 '여행정보AI', 위치 기반 여행 특화 오픈채팅 서비스 '하나오픈챗', 여행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짧은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숏플' 등을 선보였다.

-현재 하나투어 앱 서비스 사용자수 증가율과 재방문율은.

▲지난해 창립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하나투어 모바일 앱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023년 9월 기준 전년 대비 141%, 재방문율은 55%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1월 기준으로는 모바일 앱 MAU는 168%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모바일 앱 활성화를 위한 신규 서비스 론칭과 지속적인 관리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투어 모바일 앱은 해외여행을 위해 몇 개월에 한 번 방문하는 앱에서 매달, 매주 혹은 매일 방문하는 앱으로 변화하겠다는 지향점을 가진다. 올해는 모바일 앱 MAU 목표를 70만명으로 잡았다.

-여행업 트렌드가 개별여행으로 바뀌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은.

▲하나투어는 흔히 패키지여행 전문 여행기업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항공, 호텔, 골프, 허니문, 현지투어 등 다양한 여행 속성도 취급한다. 최근에는 다낭, 나트랑, 푸꾸옥 등 베트남 주요 관광지에 '하나투어 T 라운지' 운영을 재개하면서 여행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현지투어, 입장권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등 개별여행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의 취향에 맞춘 인플루언서 동행 테마여행도 더욱 확대 중이다.

-MZ세대 공략을 위해 선보인 '하나팩 2.0' 반응이 좋다. 작년 기준 누적 고객 수는.

▲2023년 하나투어 패키지 송출객수는 136만명으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고, 항공권 포함 전체 송출객수는 291만명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2023년 전체 패키지 고객 중 하나팩 2.0의 판매 비중은 37%, GMV(총거래액) 기준으로는 57%를 차지했다. 2019년 비중이 각각 7%, 8%였던 것과 비교하면 프리미엄 여행 판매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지역에서의 판매 비중은 56%, GMV는 71%로 더욱 높게 나타났다.

-하나투어가 최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국가나 여행 아이템은.

▲하나투어는 항공노선 공급 상황과 최신 트렌드 등을 반영해 새로운 여행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동계시즌 백두산과 몽골 상품이다. 두 지역은 계절적인 영향으로 겨울철에는 거의 상품을 운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설경, 온천, 미식 등 겨울철에 경험할 수 있는 일정을 담았고 고객들의 호응도 얻었다. 올해는 지방 출발 상품을 확대할 것이다. 우리나라 해외 출국자수가 2019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지방 공항 회복세는 아직 더딘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도 지방 출발 동남아, 일본, 중국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그에 맞춰 일본 소도시, 중국 내륙 상품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를 수익성과 연결시킬 복안은.

▲자체 플랫폼은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고객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보다 쉽고 안전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투어 모바일 앱은 여행 예약을 위한 서비스 기능을 뛰어넘어 고객이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 중에도 활용하며, 여행 후에는 다른 여행객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온라인본부 인력 충원 계획은.

▲하나투어에 있어 지난해가 온라인 사업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더욱 강화하고 고도화하는 해가 될 것이다. 프로세스에 맞춰 신입직원 채용 및 경험이 많은 경력직 채용 등의 충원을 이어갈 것이다. 하나투어는 온·오프라인의 균형 성장으로 상호 시너지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로, 제휴채널 신규 확보 및 영업 등에도 효과적이다.

-온라인본부의 올해 목표는.

▲최근 선보인 고객중심형 상품과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온라인본부 차원에서는 하나투어의 전문성을 활용해 다양한 고객에게 더 나은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만족을 위한 품질 개선에 집중할 것이다.

◆이대훈 하나투어 온라인 본부장은…

하나투어 온라인본부를 총괄하는 이대훈 본부장은 온라인 사업과 제휴채널 영업, 플랫폼 고도화를 통한 온라인 서비스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위메프에서 사업지원본부장, 디지털가전사업부장, L&C 사업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여행레저, 공연티켓, 지역서비스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서브원에서 사업자 전용 B2B몰 운영 및 MD를 담당하는 등 해당 기업의 온라인 사업 성장과 서비스 향상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