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이 KT&G 차기 사장 사외후보로 인선 레이스를 달리고 있다. 그는 컨설팅 회사 출신으로 시장 변화에 민간하고 마케팅에 능통한 '전략통'으로 불린다. 제주항공 대표 재임 시 '자동 탑승수속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격적으로 노선을 확대하면서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발표한 KT&G 2차 숏리스트에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이 포함됐다. 그는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과 함께 KT&G에서 근무한 이력이 전혀 없는 외부 출신이다. 이 전 사장 역시 담배산업에 종사한 경험은 없지만 화장품 등 소비재 산업에 몸담은 이력이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KT&G가 외부에서 사장 후보를 받은 것은 2015년 사장 후보 공모 이후 9년 만이다.

이 전 사장은 1969년 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은 전문경영인이다. V&S투자자문 대표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2008년 애경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애경산업 ▲신규산업·혁신 부문장 ▲마케팅 화장품부문 전략기획실 등을 거쳤다. 제주항공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마케팅본부장, 커머셜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 11월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이 전 사장은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마케팅에 능통한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제주항공을 이끌었을 당시 시장 환경에 맞춰 다양한 변화들을 시도했다. 2018년 6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자동 탑승수속'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기존 15개 도시 노선에만 제공하던 '무인 탑승수속' 서비스도 29개 도시로 확대했다.

그는 지방항공을 출발하는 국제노선을 추가해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제주항공은 2018년 지방공항을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 17개를 신규 취항했다. 2017년 말 해당 노선이 1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170% 확대한 셈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저가항공 시장에서 수요를 선점하고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판단이었다.

이 전 사장이 제주항공을 이끌었을 당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호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16년 587억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1016억원, 2018년 1023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매출액 역시 ▲2016년 7476억원 ▲2017년 9963억원 ▲2018년 1조256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19년 일본불매 운동 탓에 영업적자 348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점은 옥의 티로 꼽힌다. 

이 전 사장이 그간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온 만큼 KT&G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3대 핵심사업(NGP·해외궐련·건기식)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사고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KT&G는 지난해 1월 'KT&G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3대 핵심사업을 축으로 '글로벌 톱 티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대면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이번주 중 최종 후보를 확정·공개할 방침이다. 차기 사장 선임은 최종적으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