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전기가 그린 수소 사업에 진출한다. 이는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미-래(Mi–RA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기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AI/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 등 유망 신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바일,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나 AI 휴머노이드가 일상 생활에 적용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며 "부품·소재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이날 간담회에서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 진출을 공표했다. 내년에 시제품을 내놓고 2027년에는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다. 고분자 전해질 기반 수전해(PEMEC)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 중이다. 

SOEC는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때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소재인 세라믹 계열 전해질을 사용해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세라믹 계열 전해질은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어 부식 우려가 적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는 MLCC사업에서 확보한 세라믹 재료 기술과 적층·소성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 핵심 기술인 SOEC 셀(Cell)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며 "SOEC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전류밀도를 상용품 시장 기준 최고 수준으로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2026년에는 전고체 전지 사업 진출도 목표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전고체 전지는 적층 기술력과 세라믹 재료 기술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밀도와 용량 특성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삼성전기는 전고체 전지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AI 서버에 적합한 글라스(Glass) 기판과 실리콘 캐패시터도 선보였다. 삼성전기는 2026년 이후부터 반도체 기판 코어(Core)를 플라스틱에서 유리 재질로 바꾼 글라스 기판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글라스 기판은 미세화, 대면적화에 유리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AI 가속기 등에 적합하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마이크로 단위 사이즈에도 저장 용량이 크고 고온, 고압 등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위치할 수 있어 AI 시대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삼성전기는 실리콘 캐패시터를 2025년 고성능 컴퓨팅 패키지 기판에 우선 적용한 뒤 추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장용 카메라 모듈도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플라스틱과 유리 렌즈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렌즈를 적용한 카메라 모듈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카메라 모듈은 고온, 흠집 등 외부 변형에 강하고 생산 효율성이 높다. 

장 사장은 "차세대 플랫폼인 휴머노이드 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광학 설계, 정밀 가공, 구동 제어 기술을 활용한 신기술도 준비하고 있다"며 "시스템/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패키지 기판, MLCC와 센싱을 위한 카메라 모듈, 전원 공급 및 구동기 술을 적용한 액추에이터 등의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