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신임 마케팅본부장에 오정훈 본부장을 선임했다. 오 본부장은 기관영업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춘 마케팅 전문가다. 오 본부장은 그동안 연금 사업과 관련해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마케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연금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이번 오 본부장 선임도 큰 틀에서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2023년 12월 임기를 마친 송재경 전 마케팅본부장의 후속인사로 오정훈 본부장을 선임했다. 특히 오 본부장은 작년 9월부터 마케팅본부장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자산운용의 마케팅본부는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유가증권 상품 및 솔루션을 펀드나 일임 형태로 마케팅하는 부서다. 송 전 본부장의 경우 언론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와 접점을 만드는 데도 힘써왔다. 

반면 오 본부장은 기관영업 부문에서 경력을 주로 쌓았다. 그는 2017년 12월 한화생명 특별계정사업부장을 맡았다가 그 뒤 한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자산운용에서 솔루션컨설팅팀장을 거쳐 2022년 11월 솔루션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한화생명 특별계정사업부는 변액보험 운용 관련 업무를 포괄하는 부서였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펀드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투자성과를 나눠주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보험사는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동시에 기관투자자 역할도 하게 된다.

오 본부장은 한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솔루션컨설팅팀을 거쳐 솔루션운용본부장을 맡았다. 솔루션운용본부는 투자자 대상으로 연금 자산 배분과 운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서로 편성됐다. 

사실상 오 본부장은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을 거치면서 투자자 대상의 영업 업무를 꾸준히 수행해왔던 셈이다. 한화자산운용도 이를 높이 사 오 본부장에게 마케팅본부장 업무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 대상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역량을 갖춘 오 본부장을 마케팅본부장으로 선임하게 됐다"며 "오 본부장은 한화생명에서 변액보험 운용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기관투자자의 니즈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이 연금과 관련해 쌓은 경험 역시 눈길을 모은다. 그가 한화생명 시절 운용을 맡았던 변액보험은 보장성 보험인 변액종신보험과 저축성 상품인 변액연금보험 등으로 나뉜다. 한화자산운용에 온 뒤에도 솔루션운용본부에서 연금 관련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한화자산운용에서 연금 사업을 맡은 연금솔루션사업본부는 전략사업부문 아래 있다. 오 본부장이 담당하는 마케팅본부는 유가증권부문에 소속된 만큼 두 업무의 직접적 연관성은 적다. 다만 한화자산운용이 연금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오 본부장이 연금 관련 경험을 쌓은 점도 눈에 띄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023년 2분기 기준으로 341조원에 이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3년 2월 발간한 퇴직연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8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현재 한화자산운용은 외국계 운용사인 JP모건과 협업하면서 주요 연금 상품인 TDF를 운용하고 있다. 소비자 대상의 직접판매 채널인 애플리케이션(앱) '파인'을 통해 고객과 접점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