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공장 가동률은 43.5%로 전년 동기 대비 9.9%포인트 떨어졌다. 자본적 투자(CAPEX)로 생산능력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반해 생산실적(생산량)은 사실상 줄면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 생산능력은 6억2671만개로 12.92% 늘어난 반면, 생산량은 2억7265만개로 7.97% 줄었다. 

카메라모듈 생산에 제동이 걸린 건 애플 때문이다. 애플은 부품사와 부품사가 거래하는 하위 단계 부품사까지 관리한다. 애플이 지정한 소니가 카메라모듈 부품인 이미지센서의 수율을 맞추지 못하면서 생산은 계속 뒤로 밀렸다. LG디스플레이가 맡은 일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아이폰15 시리즈 초기 출하량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메라모듈 팹 가동률 이슈는 아이폰에 탑재되는 여러 부품, 소재 업체 수율이 나빴기 때문"이라며 "프로맥스 모델을 중심으로 아이폰15 시리즈 생산 시점이 전반적으로 밀리면서 LG이노텍 누적 가동률도 굉장히 저조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가 지난해 11월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 힘입어 판매 정점을 찍으면서 12월 기저효과가 발생한 결과로 분석 중이다. 현 시점에서 애플의 지난해 연말 실적은 최대 협력 업체이자 아이폰 생산기지인 중국 폭스콘 실적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폭스콘은 글로벌 아이폰 출하량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폭스콘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고,  12월에는 27%나 급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에서 얘기한 것처럼 지난해 10~11월 가동률은 물동량 측면에서 괜찮았던 걸로 보인다"며 "12월 아이폰 매출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4분기 가동률도 1~3분기처럼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초까지도 LG이노텍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도 2023년 LG이노텍 실적 전망치를 계속 하향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평균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LG이노텍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3.12% 줄어든 8506억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