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LG전자가 무선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인다. 이번 신제품은 화질과 음질을 개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성능을 강화했고, 스마트TV 플랫폼인 Web OS(이하 웹OS)기능을 투명 화면 전용으로 개발해 탑재했다. 지난해 전세계 경기 침체로 TV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신제품을 통해 침체기를 극복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무선 투명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무선 투명 올레드 TV를 출시하는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신제품은 화면을 끄고 있을 때는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는 투명 화면이기 때문에 개방감을 주고 주변 인테리어와 조화되며, TV를 켰을 때는 뛰어난 화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무선으로 작동돼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선을 모두 없애고, 장소의 제약 없이 어디에든 설치할 수 있다. AI기능을 통해 음향과 화질을 전작에 비해 개선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이번 제품은 스마트 TV 플랫폼인 웹OS의 활용도를 높일 전망이다. 투명 화면 하단에 '바(bar)' 형태로 날짜, 날씨, 주요 뉴스 등을 표시해 개방감을 즐기는 가운데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는 고객의 스크린 경험을 새롭게 정의한 제품"이라며 "TV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상에 없던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LG전자가 이번 신제품을 통해 침체된 TV 시장을 극복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TV 출하량은 전년보다 2.1% 감소한 1억9700만대가 예상된다. TV 연간 출하량이 2억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처음으로 2억대를 돌파한 이후 처음이다.

LG전자 역시 OLED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전체 출하량 역시 7.4% 감소한 2291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4분기에는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지산 키운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있어 4분기는 선진시장 성수기를 맞아 시장 지위 강화를 시도하고 사업을 대비하는 투자의 시간이라 반복적으로 비용 부담이 부각돼 왔다"며 "매출액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프리미엄 제품 수요 약세 영향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LG전자가 전세계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점유율 5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 1위이니 만큼 경기 회복과 동시에 프리미엄TV 수요 역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파리 올림픽, 유로 2024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OLED TV의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