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GS리테일의 베트남 편의점 사업(GS25베트남)이 올해 변곡점을 맞이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출범 후 현재까지 적자 상태이지만 작년 적자 폭을 급격히 줄이며 개선 추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매장 및 인프라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갖춰지면서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GS리테일은 2017년 손킴그룹과 각각 지분 30%(20억원)와 70%(47억원)를 출자해 조인트벤처(JV)인 베트남법인(GS RETAIL VIETNAM JV LLC)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손킴 그룹은 베트남에서 부동산 개발과 소매 등을 다루는 글로벌 유통사다. JV 운영 방식은 GS리테일이 편의점 운영노하우를 제공하고, 브랜드(GS25) 사용 로열티와 함께 지분 수익까지 얻는 구조였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외형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베트남 법인 매출액은 ▲2018년 30억원 ▲2019년 98억원 ▲2020년 192억원 ▲2021년 379억원 ▲2022년 699원으로 연평균 126.1%씩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20억원→34억원→60억원→97억원→8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지속되자 GS리테일이 당초 기대했던 지분 투자도 손실로 돌아왔다. GS리테일의 베트남 법인 투자에 대한 지분법 손실은 2018년 6억원에 그쳤지만 2022년 32억원까지 확대됐다. 불과 5년 만에 투자 손실이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2018~2022년) GS리테일이 베트남 법인에 총 101억원 가량을 추가 투입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돈 먹는 하마'였던 셈이다.

하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GS리테일 베트남 법인은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시작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501억원) 26.2% 증가했다. 특히 순손실의 경우 같은 기간 81억원에서 13억원으로 83.6% 개선됐다.

그간 손실을 견디면서 진행한 매장확대·인프라 구축 등의 투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프렌차이즈 사업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매장이 갖춰졌을 때 물류비 등을 비롯한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26점에 불과했던 베트남 내 GS25 매장은 현재 230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사업은 출점비용을 가맹점주와 나누는 만큼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지에 있는 기존 점포를 한국 편의점 브랜드 매장으로 바꾸기 때문에 매장 확장에도 용이하다. 2021년 2점에 불과했던 베트남 내 GS25 가맹점은 2022년 8점, 2023년 30점으로 확대됐다.

GS25의 매장 확대는 올해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작년 6월 손킴그룹은 국제금융공사(IFC)와 함께 약 250억원(4600억동)을 GS리테일 베트남 법인에 투자했다. GS리테일 베트남 법인은 GS25 매장을 350점까지 늘리는 등 투자받은 금액을 사업 확장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2021년 GS리테일은 베트남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2025년까지 흑자 달성을 목표했다. 최근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올해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아울러 GS리테일이 지분 투자로 수익을 거둘 확률도 커졌다.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평균 19억원에 달했던 지분법 손실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4억원까지 낮아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프렌차이즈 사업의 경우 제반 투자 요건이 충족됐을 때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그간 베트남 법인이 적자를 기록한 배경에는 물류 시스템 등 초기 인프라 구축에 들어간 비용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매장·인프라 등이 일정 규모 이상 갖춰지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