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삼성제약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한다. 올 상반기 최대주주인 젬백스로부터 도입한 'GV1001'의 국내 임상을 위해 4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48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신주 2700만주의 주당 예정 발행가는 1777원이다. 내년 2월 6일 발행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13일부터 구주주 청약을 시작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3월 6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대부분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 국내 임상 3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임상시험과 향후 마케팅에 필요한 R&D 연구개발비, 인건비, 기타 판매관리비 등에 총 479억7900만원을 사용된다. 세부적으로는 임상시험 연구개발(R&D)에 327억2500만원, 임상시험 관련 인건비에 30억7200만원, 기타 판매관리비에 121억8200만원을 투입한다.

GV1001은 앞서 삼성제약이 지난 5월 젬백스로부터 알츠하이머 적응증에 대해 국내 임상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한 물질이다. 임상 3상 단계로 총계약 규모는 1200억원이다. 당시 삼성제약은 젬백스에 선급금(업프론트) 120억원을 일시에 지급하고 이를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했다.

젬백스는 최대주주로서 유상증자에 100% 참여할 예정이다. 젬백스의 청약 금액은 50억원 수준이다. 삼성제약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의 구주주 청약 참여 여부는 독자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이뤄지나 이번 유상증자 배정분에 대해 100% 수준의 청약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제약 입장에서는 이번 GV1001의 상업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영업적자가 11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제약은 2013년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래 매년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45% 이상 늘었다.

특히 삼성제약은 2015년에도 젬백스로부터 GV1001 판권을 매입했다가 이를 전액 손상처리한 전력을 가지고 있어 이번 상업화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삼성제약은 당시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국내 실시권 등을 약 50억원에 이전받았으나 2019년 이를 손상 인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GV1001에 대해 임상 3상 결과보고서를 향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허가했으나, 젬백스가 기간 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번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 역시 실제 매출로 이어지려면 여러 단계가 남았다. 국내에서는 현재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을 완료한 후 상업화 과정을 거쳐야 실제 매출이 발생한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병 관련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술도입 시 국내 판권은 당사가 보유하며 임상에 성공해 신약으로 승인받을 경우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